인기 하이브리드는 ‘세월아 네월아’, 전기차·제네시스는 ‘쾌속 출고’… 엇갈린 신차 납기 현주소

“지금 계약하면 내년에나 받을 수 있나요?” 현대자동차의 인기 모델, 특히 하이브리드 차량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애간장이 타고 있다. 2025년 5월 기준 현대차·제네시스의 신차 출고 대기 현황을 살펴보면, 아반떼 하이브리드처럼 1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모델이 있는 반면, 일부 전기차나 제네시스 모델은 단 몇 주 만에도 출고가 가능해 그야말로 ‘극과 극’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치솟는 하이브리드 인기와 생산 여건이 맞물리며 빚어진 납기 병목 현상, 과연 내 차는 언제쯤 받을 수 있을까?
현대차 신형 팰리세이드 측정면1 (출처=현대차)
현대차 신형 팰리세이드 측정면1 (출처=현대차)


‘하이브리드 大亂’… 아반떼 1년, 쏘나타·싼타페도 ‘긴 기다림’

단연 눈에 띄는 것은 하이브리드 모델의 기약 없는 기다림이다. 사회초년생부터 폭넓은 인기를 누리는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무려 12개월 이상 대기가 필요해 사실상 ‘역대급’ 인내심 테스트에 돌입했다. 이는 단순한 기다림을 넘어 구매 계획 자체를 흔들 수 있는 수준이다.

현대차 아반떼 하이브리드 (출처=현대차)
현대차 아반떼 하이브리드 (출처=현대차)
다른 하이브리드 모델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아반떼 N 라인 하이브리드는 6개월,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7개월, 투싼 하이브리드는 4개월, 그리고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6개월의 대기 기간이 필요하다. 고유가 시대 연비 효율성이 부각되며 하이브리드 수요가 폭증했지만, 생산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전형적인 공급 부족 현상이 장기화되는 모습이다.

숨통 트이는 세단·전기차… 그랜저·아이오닉 1~2개월 ‘OK’

하이브리드의 긴 기다림과 대조적으로, 일부 가솔린 세단과 전기차 모델은 비교적 빠른 출고가 가능하다. 국민 세단 쏘나타 2.0 가솔린과 ‘성공의 상징’ 그랜저 전 트림(하이브리드 제외 예상), 그리고 전기 세단 아이오닉 6는 계약 후 1~2개월이면 차량 인도가 가능하다.

현대 더 뉴 아이오닉 5 (출처=현대차)
현대 더 뉴 아이오닉 5 (출처=현대차)
전기차 라인업은 더욱 숨통이 트인다. 코나 EV, 아이오닉 5, 고성능 아이오닉 5 N 등 주요 전기차 모델은 대부분 1개월 이내 출고가 가능해, 긴 기다림에 지친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현대차의 대표 SUV 팰리세이드 역시 1개월 만에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제네시스는 다르다? G80·GV70 대부분 ‘쾌속 출고’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전반적으로 현대차보다 빠른 출고 속도를 자랑한다. G70과 플래그십 세단 G90, 그리고 G80 전동화 모델은 계약 후 단 3주면 출고가 완료된다. G80 일반 모델도 2개월로 비교적 짧은 편이다.

GV80 (출처=제네시스)
GV80 (출처=제네시스)
SUV 라인업 역시 속도가 빠르다. GV60와 GV70 전동화 모델은 1개월, GV70 내연기관 모델은 3주 이내 출고가 가능하다. 다만, 인기 모델인 GV80는 2024년형 기준으로 2.5T가 4개월, 3.5T는 2개월이 소요되며, GV80 쿠페는 2.5T 5개월, 3.5T 3개월로 트림별 차이가 존재한다.

SUV·상용차도 ‘들쑥날쑥’… 베뉴 8개월 vs 포터 EV 2주

SUV 라인업 내에서도 납기 편차는 존재한다. 소형 SUV 베뉴는 의외로 8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되는 반면, 앞서 언급한 팰리세이드는 1개월로 매우 빠르다. 투싼과 싼타페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납기 지연 영향이 크다.

현대차 2025 베뉴 측정면 (출처=현대차)
현대차 2025 베뉴 측정면 (출처=현대차)
상용차 시장도 희비가 엇갈린다. 생계형 차량인 포터의 경우, 수동 변속기(M/T) 모델은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지만, 포터 EV(전기차)는 일반 모델 기준 단 2주, 특장 모델도 3주면 출고가 가능하다. 스타리아는 투어러/라운지 LPG 모델이 7개월, 디젤이 6개월로 긴 대기가 필요하다. 전반적으로 친환경 상용차의 납기가 빠르고, 디젤이나 특정 옵션 차량은 대기가 길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기다릴 것인가, 돌아설 것인가’… 현명한 신차 구매 전략은?

결론적으로 현재 현대차·제네시스의 신차 납기는 원하는 차종, 특히 파워트레인과 옵션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하이브리드를 원한다면 기나긴 기다림을 각오해야 하며, 빠른 출고를 원한다면 전기차나 일부 가솔린 모델, 제네시스 브랜드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제네시스 현행 G90 (출처=제네시스)
제네시스 현행 G90 (출처=제네시스)
따라서 신차 구매를 고려 중이라면, 반드시 영업점을 통해 최신 납기 정보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원하는 옵션이 추가적인 납기 지연을 유발하지는 않는지 꼼꼼히 따져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현대차 역시 공급망 안정화와 생산 효율화를 통해 납기 단축에 힘쓰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상황 변화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