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 달린 스마트폰’의 공습…출시와 동시에 시장을 집어삼킨 주인공, 첨단 기술과 파격적 가격으로 프리미엄 SUV 시장의 룰을 새로 쓰다
“1시간 만에 3만 대.” 어느 아이돌 그룹의 앨범 판매량이 아니다. 여기, 공식 출시 버튼을 누르자마자 무려 3만 명의 선택을 받은 신차 이야기가 있다. 한 번 주유로 서울에서 부산을 왕복하고도 남는 1,625km라는 압도적인 주행거리를 자랑하는 이 프리미엄 SUV는 등장과 동시에 시장의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했다. 주인공은 바로 중국의 IT 공룡 화웨이와 자동차 제조사 세레스가 손잡고 만든 브랜드 ‘아이토(Aito)’의 신형 M7이다.
아이토 신형 M7 측정면 (출처=아이토)
단순한 ‘대륙의 실수’? 제네시스를 정조준하다
아이토 M7을 처음 마주하면 제네시스 GV80이 떠오를 만큼 당당한 풍채에 놀라게 된다. 전장 5,020mm, 휠베이스 2,820mm의 넉넉한 덩치는 패밀리 SUV로서 부족함이 없다. 실내로 들어서면 트리플 스크린과 듀얼 무선 충전 패드 등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고급스러운 소재와 첨단 사양으로 무장한 내부는 웬만한 프리미엄 브랜드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아이토 신형 M7 측후면 (출처=아이토)
하지만 M7의 진짜 무서움은 겉모습이 아니다. 이 차는 주행거리 연장형(EREV) 모델 기준으로, 1.5리터 터보 엔진을 발전에만 사용하고 실제 구동은 모터로 해결한다. 덕분에 전기차의 정숙함과 강력한 주행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무려 1,625km(중국 CLTC 기준)라는 놀라운 항속거리를 확보했다. 충전 스트레스에서 완전히 해방되는, 새로운 차원의 이동 경험을 제시한 셈이다.
자동차를 파는 걸까, ‘화웨이’를 파는 걸까?
“이 차는 사실상 바퀴 달린 화웨이 스마트폰이다.” 시장의 평가는 냉정하고 정확하다. 차체를 만드는 건 세레스지만, 자동차의 두뇌와 심장에 해당하는 구동 모터, 배터리 관리 시스템, 그리고 자율주행 시스템과 인포테인먼트 OS는 모두 화웨이의 작품이다. 심지어 디자인과 마케팅, 판매망까지 화웨이가 직접 챙긴다.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가 IT 기술을 ‘빌려 쓰는’ 수준을 넘어, IT 기업이 자동차 산업 생태계 자체를 지배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이토 신형 M7 실내 디스플레이 (출처=아이토)
가격표를 다시 보게 만드는 이유
이 모든 혁신을 담고도 아이토 M7의 시작 가격은 27만 9,800위안, 우리 돈으로 약 5,500만 원부터다. 동급으로 비교되는 제네시스 GV80의 시작 가격이 7,000만 원에 육박하는 것을 고려하면, 단순한 가격 경쟁력을 넘어 시장 파괴자에 가깝다. 압도적인 기술력과 상품성을 갖추고도 문턱을 확 낮춘 것이다.
아이토 신형 M7 측정면 (출처=아이토)
동치승 기자 don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