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트럼프 대통령의 ‘발’이 된 전용 리무진 ‘더 비스트’
겉모습은 캐딜락, 속은 트럭? 10톤 무게와 특수 장갑, 미끼 차량까지...
리무진 더 비스트 / 미국 비밀경호국(USSS)
APEC 정상회의가 한창인 경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문과 함께,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또 다른 주인공이 있었으니, 바로 그의 전용 리무진 ‘더 비스트(The Beast)’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주 도착 후 APEC CEO 서밋 현장 이동 등에 이 ‘비스트’를 이용한 것으로 현지 보도를 통해 확인됐다. ‘야수’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한 이 차량은 현존하는 가장 안전한 이동 수단이자, 그 자체로 미국의 막강한 힘을 상징한다.
문짝만 20cm... 겉모습에 속으면 안 되는 이유
이 차량은 단순한 리무진이 아니다. 사실상 ‘움직이는 요새’에 가깝다. 제너럴 모터스(GM)와 캐딜락이 미 비밀경호국(USSS)의 특수 요구에 맞춰 제작한 2018년형 모델이 트럼프 1기 후반부터 현재까지 운용 중이다.겉모습은 캐딜락 세단의 디자인을 따랐지만, 실제로는 대형 트럭 섀시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장갑차 구조다. 차량 총중량은 8~10톤(약 7,000~9,000kg)대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문짝 두께만 20cm 이상이며, 특수 다층 방탄유리는 웬만한 소총탄을 가볍게 막아낸다. 차량 하부는 폭발물이나 지뢰 공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한, 외부 공기를 완벽히 차단하고 자체 산소 공급 장치를 가동, 화생방 공격에도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어 역시 특수 런플랫 타이어가 적용돼 4개가 모두 터진 상태에서도 일정 거리를 고속으로 주행할 수 있다.
미국 비밀경호국(United States Secret Service, USSS)의 경호차량
“진짜 트럼프는 어디에?”... C-17로 실어 나르는 작전
‘비스트’의 운용 방식은 그 사양만큼이나 특별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미끼(디코이)’ 전술이다.비밀경호국은 현장 운용 시 항상 최소 2대 이상, 동일한 외형의 차량을 함께 투입한다. 이는 공격자들의 혼선을 유도하고, 어느 차량에 실제 대통령이 탑승했는지 알 수 없게 하기 위함이다. 이번 APEC 경호 대열에서도 2대의 비스트가 함께 움직이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 육중한 ‘비스트’는 해외 순방 시 미 공군 C-17 글로브마스터 대형 수송기를 통해 이동한다. 비밀경호국은 순방에 필요한 ‘비스트’와 다수의 경호용 SUV, 통신 차량, 의료 지원 차량 등을 통째로 C-17에 실어 현지에 사전 전개한다.
미 비밀경호국의 철저한 점검 / 출처 : 미국 비밀경호국(USSS) 유튜브
움직이는 지휘소... 가격과 진짜 성능은 ‘기밀’
‘비스트’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선다. 내부에는 위기 상황 시 대통령이 즉각 지휘 및 외부 연락을 할 수 있도록 최고 수준의 암호화·보안 통신 장비가 탑재돼 있다. 과거 보도에서는 대통령의 혈액형과 동일한 응급 혈액까지 비치된, 말 그대로 ‘이동 지휘소’ 개념으로 반복 언급됐다.
미국 경호차량 / 미국 비밀경호국(USSS) 유투브
2018년형 모델 개발 및 제작에 GM이 수주한 계약 규모(보도 기준 약 1,600만 달러)를 감안할 때, ‘비스트’는 그 가격조차 상상을 초월한다. 이번 APEC을 계기로 경주 시내에 등장한 ‘비스트’는 미국 대통령의 안전을 상징하는 압도적인 경호 자산 그 자체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정태영 기자 tae0@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