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시에나 잡을 유일한 대항마, 가격 경쟁력 앞세워 독주 체제 굳히기

대한민국 아빠들의 영원한 숙제, 패밀리카 찾기. 결국 정답은 ‘카니발 하이브리드’였다.

가족을 위한 차를 고민하다 보면 수많은 SUV 목록을 뒤적거리게 된다. 하지만 돌고 돌아 결국 도착하는 종착지는 하나다. 바로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다. 이 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아빠들의 ‘현실적인 드림카’로 불린다. 실제 차주들이 매긴 점수가 이를 증명한다. 네이버 마이카 오너 평가에서 10점 만점에 무려 9.2점을 기록했다. 깐깐하기로 소문난 대한민국 아빠들이 지갑을 열고 엄지를 치켜세운 셈이다.

카니발 하이브리드 /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 / 기아

거실을 옮겨놓은 듯한 압도적 거주성

점수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디자인과 거주성 부문에서는 9.6점이라는, 사실상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주행 성능과 품질도 9.3점, 연비 또한 9.2점이다. 유일하게 가격 항목만 8.1점으로 다소 낮았을 뿐, 차 자체의 성능만 놓고 보면 ‘육각형 미니밴’의 완성을 보여준다.

전장 5,155mm, 전폭 1,995mm, 휠베이스 3,090mm. 수치로만 봐도 이 차의 웅장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진짜 매력은 숫자가 아닌 경험에서 나온다. 아이들이 2열에서 다리를 뻗고 눕다시피 해도 공간이 남는다. 카시트 두 개를 장착하고 유모차와 캠핑 장비까지 실어도 트렁크는 여유롭다. 일반적인 SUV를 타던 아빠들이 카니발로 넘어오면 “이제야 숨통이 트인다”고 말하는 이유다.

카니발 하이브리드 / 사진=기아자동차
카니발 하이브리드 / 사진=기아자동차
특히 측면 슬라이딩 도어는 이 차의 핵심 무기다. 좁은 주차장에서 아이들이 문을 열다 옆 차를 찍을까 노심초사할 필요가 없다. 버튼 하나로 스르륵 열리는 문은 짐을 든 엄마 아빠에게 구세주나 다름없다.

덩치 큰 하마가 소식까지 한다? 놀라운 효율

가장 놀라운 건 심장이다. 1.6리터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이 과연 이 거대한 덩치를 감당할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기우다. 시스템 최고 출력 245마력, 최대 토크 37.4kg·m의 힘은 5미터가 넘는 차체를 부드럽게 밀어붙인다.
카니발 하이브리드 /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 / 기아


무엇보다 ‘연비’가 깡패다. 과거 3.5리터 가솔린 모델이 리터당 8~9km 수준의 연비로 주유소 사장님과 친해져야 했다면, 하이브리드는 다르다. 복합연비 리터당 13.5~14km를 찍는다. 고속도로 정속 주행 시 리터당 17~18km를 넘기는 인증 글도 심심찮게 올라온다. 연간 1만 2천km를 탄다고 가정했을 때, 가솔린 모델 대비 연간 약 100만 원 가까이 유류비를 아낄 수 있다.
카니발 하이브리드 실내 /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 실내 / 기아
주행 질감도 한층 고급스러워졌다. 출발할 때나 저속 구간에서는 전기 모터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소음 없이 미끄러지듯 나간다. 아이들이 뒷좌석에서 곤히 잠들 수 있는 정숙성, 이것 하나만으로도 이 차의 가치는 충분하다. 기아는 하이브리드 배터리에 대해 8년 또는 16만km 보증을 내걸었다. 내구성 걱정도 덜었다.

경쟁자는 없다, 가격이 유일한 걸림돌

라이벌로 꼽히는 차는 토요타 시에나 하이브리드 정도다. 시에나는 하이브리드 원조 맛집답게 연비가 조금 더 좋고 사륜구동 선택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가성비’에서 카니발이 압승이다. 시에나는 국내 정식 판매 가격이 7천만 원대부터 시작한다. 반면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4천만 원 초반부터 시작해 풀옵션을 넣어도 5천만 원대 초중반이다. 약 2천만 원에 가까운 가격 차이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게다가 국내 어디서나 편하게 받을 수 있는 AS 접근성은 카니발만의 특권이다.

카니발 하이브리드 /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 / 기아
물론 카니발 하이브리드 가격이 예전보다 오른 것은 사실이다. 4,091만 원에서 시작해 옵션 좀 넣으면 5천만 원을 훌쩍 넘긴다. 오너 평가 가격 항목 점수가 8.1점에 머무른 이유다. 하지만 차주들은 입을 모은다. “비싸긴 하지만, 이 돈 주고 이만큼 가족들이 만족하는 차는 지구상에 없다”라고.
카니발 하이브리드 실내 /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 실내 / 기아
지금 주문해도 트림에 따라 4개월에서 길게는 반년 넘게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대기 기간이 길다는 건 그만큼 대체 불가능한 차라는 방증이다. 가족의 평화와 아빠의 지갑,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다면 정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카니발 하이브리드, 아빠들이 결국 ‘이 차’로 가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