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강자 포드가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겪는 혹독한 성장통
하이브리드와 트럭 사업이 유일한 버팀목으로 떠오른 진짜 이유

F-150 - 출처 : 포드
F-150 - 출처 : 포드


미국의 대표 자동차 기업 포드가 전기차 사업의 깊은 부진으로 인해 막대한 적자를 기록했다. 포드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연간 순손실이 무려 82억 달러(약 8조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기차 사업 구조조정 비용과 여러 특별손실이 반영된 결과로,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4분기 자동차 매출은 424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조정 주당순이익(EPS)과 영업이익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연간 조정 영업이익 역시 68억 달러로, 시장 기대치였던 88억 달러와는 상당한 격차를 보이며 아쉬움을 남겼다.

끝없이 발목 잡는 전기차 사업



F-150 - 출처 : 포드
F-150 - 출처 : 포드


이번 대규모 적자의 핵심 원인은 단연 전기차 사업이다. 포드의 전기차 전담 조직인 ‘모델 e(Model e)’ 부문은 지난해에만 48억 달러(약 4조 8000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영업손실을 냈다. 전기차 시장의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는데, 수익성 개선은 요원한 상황이다.

셰리 하우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기차 사업의 본격적인 흑자 전환 시점을 2029년 이후로 전망했다.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개발과 유럽 시장에서의 협력 신차 출시 이후에야 수익 구조가 안정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전기차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단기간에 결실을 보기 어렵다는 현실을 인정한 셈이다.

엎친 데 덮친 외부 악재들



마하-e - 출처 : 포드
마하-e - 출처 : 포드


포드의 실적 부진은 내부 문제에만 그치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외부 변수들이 겹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했다. 관세 비용 증가로 인해 연간 20억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으며, 부품 공급업체인 노벨리스 알루미늄 공장 화재는 주력 모델 F-150의 생산 차질로 이어져 약 20억 달러의 손실을 더했다.

특히 미국 행정부의 관세 상쇄 정책 변경은 약 9억 달러의 추가 부담을 안겼다. 이처럼 전기차 투자 확대라는 과제와 함께 외부 리스크까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포드의 수익성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유일한 희망이 된 하이브리드와 트럭



이스케이프 하이브리드 - 출처 : 포드
이스케이프 하이브리드 - 출처 : 포드


암울한 실적 속에서도 희망은 있었다. 포드의 본업이자 전통적인 강점인 트럭과 하이브리드 판매는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미국 내 연간 판매량은 220만 대로 전년 대비 6% 증가하며 시장 지배력을 입증했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연간 22만 8,072대를 판매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 전년 대비 21.7%나 급증했다. 전기차의 성장세가 주춤하는 사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하이브리드차가 다시 주목받는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포착한 결과다.

짐 팔리 최고경영자(CEO)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비용 절감에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하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전기차 전환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포드가 어떤 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갈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