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낮은 아침·저녁 활용하면 밀도 높아져 실질적 연료량 이득
무겁게 ‘가득’ 채우면 연비 뚝... 80% 주유 습관이 지갑 지킨다

올바른 셀프 주유 방법


고유가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운전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리터당 10원이라도 더 저렴한 주유소를 찾아 배회하는 ‘주유 유목민’이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순히 저렴한 곳을 찾는 것보다 주유하는 습관을 바꾸는 것이 실질적인 비용 절감에 더 큰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똑같은 비용을 지불하고도 더 많은 연료를 확보하고, 불필요한 낭비를 막는 스마트한 주유 법칙을 정리했다.

기온 낮은 아침과 밤을 노려라

액체 상태인 휘발유와 경유는 온도에 따라 부피가 변하는 성질을 지녔다. 기온이 상승하면 연료의 부피가 팽창하고, 반대로 기온이 낮으면 수축한다. 이는 곧 밀도의 차이로 이어진다. 기온이 높은 낮 시간에 주유할 경우 팽창된 연료가 주입되기 때문에 같은 1리터를 넣더라도 실제 에너지 밀도는 낮을 수 있다. 반면 기온이 낮은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에는 연료가 수축된 상태이므로 상대적으로 더 많은 질량의 기름을 확보할 수 있다.

물론 주유소의 저장 탱크는 지하에 매설되어 있어 지상보다는 온도 변화가 적지만, 주유기를 통해 차량으로 주입되는 과정에서 미세한 부피 변화는 분명히 발생한다. 이러한 차이가 1회 주유 시에는 미미해 보일지라도, 1년 단위로 환산하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의 금액 차이를 만들어낸다. 또한 주말 동안 소비량이 늘어난 뒤 가격 조정이 이루어지는 월요일 오전을 공략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셀프 주유

가득 채우기보단 80%만 담아라

주유소를 자주 방문하는 것이 귀찮아 습관적으로 “가득이요”를 외치는 운전자들이 많다. 하지만 이는 연비 효율 측면에서 권장되지 않는 습관이다. 연료를 가득 채우면 차량의 전체 중량이 늘어나 엔진에 가해지는 부하가 커지고, 결과적으로 연비가 떨어진다. 차량 무게를 가볍게 유지하는 것이 연비 운전의 기본임을 감안할 때, 연료 탱크의 70~80% 수준만 채우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안전상의 이유도 있다. 연료 탱크 내부에 어느 정도 빈 공간이 있어야 연료가 팽창할 때 발생하는 유증기를 수용할 수 있다. 너무 가득 채우면 유증기 처리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차량 시스템에도 좋지 않다. 다만 겨울철 디젤 차량의 경우 결로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가득 채우는 경우가 예외적으로 있으나,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적정량을 유지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천천히 넣고 유조차 보이면 피해라

셀프 주유소를 이용할 때 성격 급한 운전자들은 주유건의 레버를 끝까지 당겨 고속으로 주유하곤 한다. 이렇게 빠르게 주유하면 연료가 탱크 바닥에 부딪히며 거품과 유증기가 다량 발생한다. 이로 인해 주유기가 실제 들어간 양보다 더 많은 양이 들어간 것으로 인식하거나, 유증기로 날아가는 양이 늘어날 수 있다. 주유 속도를 1단이나 저속으로 설정해 천천히 주입하면 기화를 최소화하여 정량에 가까운 연료를 챙길 수 있다.

또한 주유소에 진입했을 때 유조차가 작업을 하고 있다면 발길을 돌리는 것이 좋다. 유조차가 지하 탱크에 새 기름을 붓는 과정에서 탱크 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수분과 불순물들이 위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이때 주유를 하면 불순물이 섞인 연료가 내 차로 유입되어 연료 필터나 엔진 계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유조차 작업이 끝난 후 불순물이 다시 가라앉기까지 최소 30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주유

공회전만 줄여도 기름값 번다

주유 습관 외에도 주행 중 불필요한 연료 낭비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공회전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승용차 기준 10분간 공회전을 하면 약 138cc의 연료가 소모된다. 이는 약 1.6km를 주행할 수 있는 양이다.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짐을 싣고 내릴 때 습관적으로 시동을 켜두는 행동만 자제해도 월간 유류비를 유의미하게 절감할 수 있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들에 장착된 ‘오토 스탑 앤 고(ISG)’ 기능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