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어 올해도 국내 판매량 1위 유력... 중형 SUV가 세단 압도
아반떼가 세단 체면 지켰지만 역부족, 패밀리카 수요 완벽 흡수한 쏘렌토의 독주

쏘렌토 / 기아
쏘렌토 / 기아




이른바 ‘국민 SUV’로 불리는 기아 쏘렌토의 독주가 매섭다. 올해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링카’ 등극이 유력해지면서 2년 연속 1위라는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 완성차 5사의 판매량 집계에 따르면, 쏘렌토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총 9만 526대가 판매돼 누적 판매량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2위인 현대차 아반떼(7만 2558대)와의 격차는 1만 7968대에 달한다. 월간 판매 추이를 고려하면 남은 한 달 동안 순위가 뒤집힐 가능성은 희박해, 사실상 쏘렌토의 연말 1위 등극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SUV가 세단 이긴 이례적 흐름





아반떼 / 현대자동차
아반떼 / 현대자동차


쏘렌토의 1위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레저용 차량(RV)인 SUV가 시장 전체를 제패했다는 상징성 때문이다. 쏘렌토는 이미 지난해에도 9만 4538대의 연간 판매량을 기록하며 세단을 제치고 국내 판매량 정상에 오른 바 있다. SUV가 연간 판매량 1위에 오른 것은 시장의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음을 보여주는 결과였다.

올해는 연간 판매량 10만 대 돌파라는 대기록 달성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11월까지 이미 9만 대를 넘어선 만큼, 연말 프로모션 등 판매 상황에 따라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중형 SUV임에도 불구하고 ‘아빠들의 차’로 대표되는 패밀리카 수요와 레저 활동 수요를 동시에 완벽하게 흡수한 점이 꾸준한 인기의 비결이라고 평가한다.

세단의 자존심 지킨 아반떼





쏘렌토 / 기아
쏘렌토 / 기아


SUV 강세 시장 속에서 세단 모델인 아반떼가 2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아반떼는 전통적으로 사회초년생의 ‘엔트리카’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모델이다. 최근 경기 침체 국면과 고물가 상황이 맞물리면서 다시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2011년 연간 13만 대 이상 팔리며 전체 1위를 차지했던 아반떼는 이후 대형차와 RV 선호 현상에 밀려 5위권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하지만 신형 모델이 첨단 주행 보조 기능과 강화된 인포테인먼트 패키지 등 상품성을 대폭 끌어올리고, 가솔린·하이브리드·고성능 N 모델까지 라인업을 다양화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넓힌 것이 주효했다. 합리적인 가격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다시 아반떼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카니발과 팰리세이드 막판 변수



쏘렌토 / 기아
쏘렌토 / 기아


한편, 연말 순위 경쟁의 막판 변수도 남아있다. 현재 판매량 3위는 기아 카니발(7만 2289대)로, 2위 아반떼와의 격차는 불과 269대에 불과하다. 마지막 한 달 판매 결과에 따라 2위와 3위의 순위는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
또한 지난해 10위권 밖에 머물렀던 현대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의 약진도 주목할 만하다.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 기대감 등에 힘입어 올해 6위권 진입이 유력하며, 11월까지 5만 5291대가 팔렸다.

결론적으로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은 특정 차급의 독주보다는 실용성과 뛰어난 상품성을 갖춘 모델들이 소비자들의 고른 선택을 받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팰리세이드 /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 현대자동차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