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모았던 타스만 기반 SUV, 핵심 시장 판매 부진에 발목 잡혔나
기아 측 “픽업트럭 글로벌 흥행이 우선”, 파생 모델 개발은 ‘안갯속’
타스만 - 출처 : 기아
기아의 정통 프레임바디 SUV 모하비의 후속 모델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타스만 기반 SUV’ 프로젝트에 빨간불이 켜졌다. 기아가 야심차게 준비 중인 픽업트럭 타스만의 초기 시장 전망이 예상보다 밝지 않자, 파생 모델인 SUV 개발 계획이 사실상 ‘보류’ 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픽업트럭을 기반으로 한 SUV 출시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흥행 공식 중 하나다. 특히 기아의 첫 프레임바디 픽업트럭인 타스만은 모하비의 프레임을 기반으로 개발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SUV 파생 모델에 대한 기대감은 자연스럽게 커졌다. 많은 국내 소비자들은 단종을 앞둔 모하비의 빈자리를 채워줄 국산 대형 SUV의 등장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예상 빗나간 판매 성적 프로젝트 발목 잡다
타스만 - 출처 : 기아
그러나 프로젝트의 발목을 잡은 것은 핵심 시장으로 꼽히는 호주에서의 부진한 초기 성과다.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기아는 타스만의 호주 연간 판매 목표량을 당초 예상의 절반 수준인 2만 대 이하로 하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시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을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막대한 개발비가 투입되는 파생 모델, 즉 SUV 생산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아의 공식 입장 SUV는 시기상조
타스만 - 출처 : 기아
기아 측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기아 호주법인의 한 고위 관계자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타스만 기반 SUV 출시에 대해 “현재로서는 최우선 과제가 아니다”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이는 픽업트럭 모델인 타스만 자체가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인 판매 궤도에 오르기 전까지는 추가적인 파생 모델에 대한 투자는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호주뿐만 아니라 한국, 중동, 남미 등 타스만이 판매될 모든 시장에서 SUV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확인되어야 프로젝트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단일 국가의 관심만으로는 글로벌 모델 개발에 착수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판단이다.
완전한 포기는 아니다 가능성은 여전히
타스만 - 출처 : 기아
그렇다고 해서 타스만 기반 SUV의 가능성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기아는 향후 타스만 라인업에 하이브리드 및 순수 전기차 버전까지 추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만약 타스만 픽업트럭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다양한 파워트레인 라인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확보한다면, 기아가 ‘SUV’라는 또 하나의 강력한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결국 타스만 기반 SUV의 운명은 본 모델인 픽업트럭의 어깨에 달려있는 셈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