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역사 속으로 사라졌던 V8 머슬 픽업의 화려한 귀환
경쟁자 랩터 R 압도하는 성능, 그런데 가격은 더 싸다?
1500 SRT TRX - 출처 : 램
스텔란티스 북미 지사가 2026년 출시를 목표로 놀라운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한때 ‘파이널 에디션’을 끝으로 단종 수순을 밟는 듯했던 ‘램 1500 SRT TRX’가 2027년형 모델로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다. 친환경 규제에 밀려 6.2리터 V8 HEMI 엔진을 버리고 6기통 허리케인 엔진으로 다운사이징했던 전략은 완전히 폐기됐다. 경영진 교체 이후 전통적인 머슬카의 가치를 다시 전면에 내세우면서, 고성능 디비전 SRT와 함께 ‘최상위 포식자’ TRX가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미국 최강 픽업의 압도적 심장
이번에 공개된 2027년형 SRT TRX의 핵심은 단연 심장이다. 2.4리터 슈퍼차저를 장착한 6.2리터 HEMI V8 엔진은 최고출력 788마력, 최대토크 665lb-ft라는 가공할 만한 힘을 뿜어낸다. 이는 강력한 경쟁 모델인 포드 F-150 랩터 R의 성능을 가뿐히 뛰어넘는 수치로,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양산 픽업’이라는 타이틀을 다시 한번 거머쥐었다.
엄청난 힘을 바탕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약 97km/h)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3.5초. 최고속도는 190km/h에서 제한되지만, 이 트럭의 성격이 단순한 오프로드용 차량이 아닌, 심장을 울리는 ‘머슬 트럭’임을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1500 SRT TRX - 출처 : 램
존재감은 그대로 디테일은 진화
외관은 기존 TRX가 가진 강렬하고 위압적인 실루엣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세부적인 완성도를 높였다. 대부분의 차체 패널과 강철 범퍼는 이전 모델의 것을 공유하지만, 고성능 모델임을 증명하는 SRT 배지가 곳곳에 추가됐다. 또한 최신 디자인이 반영된 LED 헤드램프와 테일램프로 신선함을 더했다.
최상위 트림인 ‘블러드샷 나이트 에디션’은 강렬한 레드와 블랙 투톤 컬러 조합과 전용 비닐 사이드월 트림을 적용해 특별함을 강조한다. 18인치 휠과 35인치 굿이어 올터레인 타이어, 300mm에 달하는 최저지상고 등은 이 차량이 어떤 험로도 정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다.
오프로더인가 럭셔리 라운지인가
1500 SRT TRX - 출처 : 램
실내는 거친 외모와 달리 고급스러움의 극치를 보여준다. 가죽과 스웨이드, 알루미늄, 카본 파이버 등 고급 소재를 아낌없이 사용해 운전자를 맞이한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0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 그리고 14.5인치 대형 터치스크린으로 구동되는 최신 Uconnect 5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최첨단 기술을 과시한다.
앞좌석에는 열선, 통풍, 마사지 기능이 기본으로 탑재되며 뒷좌석 역시 열선과 통풍 기능을 지원한다. 여기에 19개의 스피커로 900W 출력을 내는 하만카돈 오디오 시스템까지 더해져, 오프로드를 달리면서도 최고급 세단 수준의 안락함을 누릴 수 있다. 물론 뼈대는 강하다. 강화된 프레임과 2세대 빌스테인 블랙 호크 e2 어댑티브 서스펜션, 전자식 디퍼렌셜 락이 결합된 섀시는 점프 후 착지까지 계산한 정교한 설계를 자랑한다.
시작 가격은 10만 2,590달러(약 1억 4,200만 원)부터다. 경쟁 모델보다 강력한 성능을 고려하면 오히려 합리적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V8 엔진의 귀환과 함께 돌아온 램 1500 SRT TRX는 다시 한번 고성능 픽업트럭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1500 SRT TRX - 출처 : 램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