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3, 3천만 원대 파격가로 시장 교란
현대차·기아, 가격 인하와 금융 혜택으로 맞불…전기차 시장 지각변동
테슬라 모델3 / 사진=Mobility Ground
국내 전기차 시장에 거센 가격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선두 주자는 테슬라다. 모델3의 실구매 가격을 3,000만 원대까지 파격적으로 낮추며 시장에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이에 현대자동차와 기아도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업계는 전기차 시장의 경쟁 패러다임이 ‘상품성’에서 ‘가격’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지난해 테슬라는 국내 판매량을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리며 현대차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1위 기아와의 격차도 불과 0.3%포인트에 그쳐, 가격 경쟁력의 중요성을 입증했다.
테슬라, 3천만 원대 파격 카드로 시장 흔들다
모델Y / 사진=Mobility Ground
테슬라가 꺼내든 카드는 모델3 스탠다드 후륜구동(RWD) 모델의 가격 인하다. 차량 가격을 4,199만 원으로 책정하고, 국고 및 지자체 보조금을 더하면 실구매가는 3,900만 원대까지 떨어진다. 수입 전기차라는 장벽을 허물기 위한 공격적인 전략이다.
이를 위해 중국산 모델을 기반으로 통풍 시트, 2열 열선 등 일부 편의 사양을 제외하며 원가를 절감했다. 고성능 모델인 모델3 퍼포먼스 역시 지난달 가격을 940만 원이나 인하한 5,999만 원에 내놓으며 전방위적인 가격 압박에 나선 모습이다.
현대차그룹, 맞불 작전으로 총력 대응
기아는 신차 EV5로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출시 예정인 EV5 스탠다드 모델의 실구매가를 3,400만 원대로 설정하며 테슬라를 직접 겨냥했다. 판매 가격은 4,000만 원대 중반이지만, 각종 보조금과 혜택을 더하면 3,000만 원대 중반에 구매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더해 기존 주력 모델인 EV5 롱레인지와 EV6의 가격도 각각 280만 원, 300만 원씩 긴급 인하하며 테슬라의 공세에 적극적으로 방어벽을 구축했다. 현대차는 직접적인 가격 인하 대신 금융 혜택 카드를 꺼내 들었다. ‘현대 EV 부담 다운 프로모션’을 통해 할부 금리를 기존 5.4%에서 2.8%로 대폭 낮췄다.
아이오닉5, 아이오닉6, 코나 일렉트릭 등 주력 전기차 모델에 적용되는 이 프로그램은 월 납입금 부담을 줄여 초기 비용에 민감한 고객을 공략하려는 의도다. 아이오닉5의 경우, 모든 혜택을 적용하면 월 31만 원 수준으로 운용할 수 있다.
가격이 전부가 된 전기차 시장
이미 시장 판도는 흔들리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테슬라는 5만 9,893대를 팔아 점유율 27.2%로 현대차(25.2%)를 밀어내고 2위를 차지했다. 1위 기아(27.5%)와의 판매량 차이는 단 716대에 불과했다. 모델Y의 성공적인 안착이 테슬라의 급성장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의 가격 인하는 성장세가 둔화된 전기차 시장의 수요를 견인하는 동시에, 현대차그룹과 곧 상륙할 중국 업체를 동시에 견제하는 다목적 포석”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BYD가 2,000만 원대 소형 전기차 ‘돌핀’의 국내 출시를 예고하면서, 앞으로 전기차 시장의 가격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