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업 부족’ 솔직히 인정하며 전략 수정 선언한 르노 회장

부산공장 거점으로 중대형 신차부터 전기차까지, 현대·기아 대항마 될까

프랑수아 프로보 회장 - 출처 : 르노
프랑수아 프로보 회장 - 출처 : 르노


국내 자동차 시장은 현대차와 기아의 독주 체제가 오랜 기간 이어져 왔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선택의 폭이 너무 좁다”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 지도 오래다. 이런 상황 속에서 르노가 한국 시장을 향해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지며 반격을 예고했다. 르노의 이번 선언은 과거와는 다른 무게감을 지니는데, 이는 솔직한 자기반성, 구체적인 신차 계획, 그리고 미래 모빌리티 전략이라는 세 가지 핵심 축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과연 르노는 현대·기아의 대안을 찾던 소비자들의 갈증을 풀어줄 수 있을까.

“라인업 부족했다” 뼈아픈 자기반성부터



르노의 변화는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그룹 회장의 입에서 시작됐다. 그는 한국 시장에서 르노의 가장 큰 약점으로 ‘모델 다양성 부족’을 솔직하게 인정했다. 이는 그동안 유럽 시장에 집중하느라 다른 글로벌 시장, 특히 한국 시장에 소홀했다는 점을 시인한 것이다.
이러한 최고 경영진의 자기반성은 이례적이다. 단순한 판매 부진에 대한 변명이 아니라,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이는 “앞으로 달라지겠다”는 공허한 외침이 아닌, 한국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진정성 있는 첫걸음으로 평가된다.

QM6 - 출처 : 르노코리아
QM6 - 출처 : 르노코리아


중대형 SUV 앞세워 시장 공략 본격화



르노코리아는 말뿐인 약속이 아님을 증명하듯 구체적인 신차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세계적으로도 높은 생산성을 인정받는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이 있다. 부산공장은 향후 르노 그룹의 중대형 D, E 세그먼트 차량의 핵심 수출 거점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반격의 선봉장은 올해 하반기 출시가 유력한 중형 하이브리드 SUV ‘그랑 콜레오스(프로젝트명 오로라1)’다. 볼보, 링크앤코 등에 사용된 길리 그룹의 CMA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되어 뛰어난 상품성이 기대된다. 기존 QM6가 꾸준한 인기를 끌며 르노코리아의 버팀목이 되어준 만큼, 풀체인지급 신차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상당하다. 여기에 내년에는 쿠페형 SUV 모델(프로젝트명 오로라2) 등 후속 신차들도 대기하고 있어 라인업은 한층 풍성해진다.

한국을 ‘미래차 기술 허브’로



세닉 E-테크 - 출처 : 르노코리아
세닉 E-테크 - 출처 : 르노코리아


르노의 시선은 단순히 내연기관 신차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한국을 핵심 파트너이자 기술 허브로 삼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밝혔다. 이는 단순한 생산 기지를 넘어, 기술 개발의 중심축으로 한국의 위상을 격상시키겠다는 의미다.
실제로 르노는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 등 국내 유수의 배터리 및 소재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2030년까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비중을 대폭 늘리려는 르노의 전동화 전략에 한국 기업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맡게 될 것을 시사한다. 유럽에서 ‘2024 올해의 차’에 선정된 ‘세닉 E-테크’와 같은 순수 전기차의 국내 도입 가능성도 열려 있어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결국 르노의 새로운 전략은 ‘한국 시장을 더 이상 변방으로 보지 않겠다’는 강력한 선언과 같다. 라인업 부족이라는 오랜 갈증을 해소하고, 미래차 시대의 핵심 파트너로 한국을 선택한 르노의 승부수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기아의 아성에 도전하는 르노의 행보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필랑트 - 출처 : 르노코리아
필랑트 - 출처 : 르노코리아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