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호들이 독일 명차 대신 선택한 의외의 모델
단순 가성비를 넘어선 첨단 기술력이 럭셔리 세단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초여름으로 접어드는 5월, 자동차 시장에 흥미로운 소식이 전해졌다. 전통의 강자로 군림하던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아성이 중국에서 거세게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1억 5천만 원을 훌쩍 넘는 초고가 럭셔리 세단 시장의 이야기다.
압도적인 내수 시장과 첨단 기술력을 등에 업은 한 중국산 모델이 판매량 순위표를 완전히 뒤엎고 있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와 포르쉐 파나메라를 밀어낸 주인공은 과연 누구일까.
압도적 판매량, 독일 브랜드의 시대는 저무나
놀라운 결과가 나온 곳은 다름 아닌 중국의 70만 위안(약 1억 5천만 원) 이상 럭셔리 세단 시장이다. 지난 4월, 이 시장의 왕좌는 화웨이와 JAC가 공동 개발한 ‘마에스트로 S800’이 차지했다. 한 달간 무려 1,142대가 팔려나갔다.
이는 같은 기간 736대가 팔린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와 616대의 포르쉐 파나메라를 가뿐히 넘어선 수치다. 두 모델의 판매량을 합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BMW 7시리즈(436대), 아우디 A8(260대) 등 다른 독일 경쟁자들은 더 큰 격차로 뒤처졌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에서도 마에스트로 S800은 5,465대를 기록하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과거 ‘가성비’로 평가받던 중국차가 이제는 명실상부한 프리미엄 시장의 강자로 떠오른 셈이다.
화웨이의 기술력, 자동차의 개념을 바꾸다
그렇다면 마에스트로 S800은 어떤 차일까. 이 모델은 화웨이의 지능형 자동차 솔루션 ‘하모니 인텔리전트 모빌리티 얼라이언스’ 전략 아래 탄생한 첫 양산형 세단이다. 순수 전기차(BEV)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두 가지로 운영된다.
가격은 70만 8,000위안(약 1억 5천만 원)에서 시작해 최고 사양은 101만 8,000위안(약 2억 2천만 원)에 달한다. 만약 당신이 최첨단 기술과 새로운 럭셔리 경험을 동시에 원한다면, 이 모델은 충분히 흥미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화웨이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듀얼 광학 구조 기반의 신규 896라인 라이다 시스템을 탑재, 한 차원 높은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200만 위안(약 4억 3천만 원)대 시장을 겨냥한 초호화 맞춤형 모델 ‘S800 그랜드 디자인’ 출시도 예고했다.
마에스트로 S800의 성공은 중국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과거 브랜드의 역사와 전통을 중시하던 소비자들이 이제는 전동화 기술과 스마트 기능 같은 IT 역량에 더 큰 가치를 두기 시작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중국차는 가격 경쟁력이 전부였지만, 이제는 첨단 기술과 럭셔리 이미지를 모두 확보하려는 흐름”이라며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중국 시장에서 과거와 같은 지위를 유지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IT 기업이 주도하는 자동차 시장의 미래가 성큼 다가왔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