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통령 의전차의 화려한 등장, 제네시스 GV70과 마주한 냉정한 현실

디자인·완성도 호평에도 월 15대 판매 그쳐…소비자들이 외면한 결정적 이유들

DS No7 실내 모습 / 사진=스텔란티스
DS No7 실내 모습 / 사진=스텔란티스
프랑스 대통령의 의전차로 화려하게 등장했지만, 소리 없이 사라진 비운의 SUV가 있다. 5천만 원대 가격표를 달고 제네시스 GV70의 대항마를 자처했던 DS 7 이야기다. 디자인과 완성도는 호평받았으나, 월평균 판매량 15대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기고 2024년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이 차의 실패는 단순히 상품성 부족이 아닌, 한국 수입차 시장의 냉정한 현실을 드러낸다. 그 배경에는 가격 경쟁력, 브랜드 인지도, 그리고 실소유의 부담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DS No7 전면 모습 / 사진=스텔란티스
DS No7 전면 모습 / 사진=스텔란티스


프랑스 장인정신, 그러나 가격표는 GV70을 향했다

DS 7의 첫인상은 분명 강렬했다. 다이아몬드 패턴 그릴과 정교한 실내 마감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는 다른 프랑스 특유의 감성을 담아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취임식 의전차로 선택한 것은 이 차가 브랜드의 자존심을 건 모델이었음을 보여준다.

유럽 현지에서도 디자인과 승차감에 대한 평가는 후했다. 문제는 5,350만 원에서 6,040만 원에 이르는 가격표가 가리키는 곳이었다. 이 예산은 국산 프리미엄 SUV의 절대 강자인 제네시스 GV70의 주력 트림과 정확히 겹쳤다.
DS No7 측면 모습 / 사진=스텔란티스
DS No7 측면 모습 / 사진=스텔란티스

생소한 이름값은 생각보다 더 큰 장벽이었다

같은 가격이라면 대부분의 소비자는 익숙하고 검증된 브랜드를 선택한다. 제네시스가 국내 프리미엄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진 반면, DS라는 브랜드는 대중에게 여전히 생소했다. 낯선 프랑스 브랜드라는 점이 구매 결정에 높은 심리적 장벽으로 작용한 것이다.

파워트레인 구성도 아쉬움을 남겼다. 국내에는 177마력 2.0 디젤 모델이 먼저 들어왔고, 300마력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같은 매력적인 선택지는 주력에서 벗어나 있었다. “이 돈이면 GV70을 산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DS No7 후면 모습 / 사진=스텔란티스
DS No7 후면 모습 / 사진=스텔란티스

실소유자가 마주한 의외의 불편과 유지비 부담

막상 계약을 고민해도 현실적인 문제들이 발목을 잡았다. 5천만 원이 넘는 차에 전 모델 뒷좌석 열선 시트가 빠진 점은 패밀리카 수요층을 망설이게 했다. 국산차의 선명한 화질에 익숙한 소비자에게 어색한 서라운드 뷰 시스템 역시 단점으로 꼽혔다.

정비 인프라 부족은 더 큰 문제였다. 판매량이 적다 보니 서비스센터를 찾기 어렵고, 부품 수급도 국산차만큼 원활하지 않았다. 수입차 특유의 비싼 부품값과 공임은 물론, 판매량이 적은 비인기 차종의 낮은 중고차 잔존가치까지 고려하면 실소유의 부담은 예상보다 컸다.

결국 DS 7은 잘 만든 차였지만 잘 팔리는 차가 되지 못했다. 브랜드 인지도와 가격, 유지 여건이라는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2024년 DS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며 이 차는 조용히 퇴장했지만, 상품성만으로는 시장을 설득할 수 없다는 분명한 사례로 남았다.



DS No7 시트 배치 모습 / 사진=스텔란티스
DS No7 시트 배치 모습 / 사진=스텔란티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