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묵은 체증이 뻥… 미국발 ‘역대급 호재’에 현대차 주가 폭등했다

미국, 한국산 자동차 관세 25%에서 15%로 파격 인하 발표
현대차·기아 등 관련주 일제히 급등…2025년 실적 기대감 고조

현대차와 기아 등 국내 자동차 주가가 미국의 파격적인 관세 인하 소식에 일제히 급등하며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오랜 기간 박스권에 갇혀있던 주가에 강력한 상승 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최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한국이 ‘한미 전략적 투자 특별법’ 발의를 완료함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에 부과되던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10%p 대폭 인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크게 자극하며 관련 종목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11월 1일 소급 적용, 파격적인 관세 인하

이번 관세 인하 조치는 단순히 미래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지난 11월 1일부터 소급 적용된다는 점에서 더욱 파급력이 크다. 이미 수출된 물량에 대해서도 인하된 관세율이 적용돼, 국내 자동차 업계는 예상치 못한 이익을 얻게 될 전망이다.

미국 측은 이번 결정이 “양국 경제 협력 기반 강화”의 일환임을 강조했다. 한국 정부가 요청해 온 항공기 부품 관세 철폐와 대미 관세 체계를 일본이나 유럽연합(EU) 수준으로 조정하는 방안도 함께 긍정적으로 검토될 예정이어서, 향후 추가적인 수혜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가격 경쟁력 확보, 미국 시장 공략 가속도

관세 부담이 크게 줄어들면서 현대차와 기아 등 국산차의 미국 시장 내 가격 경쟁력은 비약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순히 완성차 판매 증대에 그치지 않고, 현대위아, 현대오토에버 등 부품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변화로 평가된다.

특히 최근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을 까다롭게 하고, 중국산 배터리 및 부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이번 관세 인하는 국산차에 가뭄의 단비와도 같다. 보조금 수혜 여부와 별개로 차량의 기본 가격을 낮출 여력이 생기면서,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주식시장 화답, 자동차주 일제히 강세

관세 인하 발표 직후 국내 증시에서 자동차 관련주는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2일 현대차는 장중 4% 이상 급등했으며, 기아 역시 3%대의 견조한 상승세를 보였다. KG모빌리티를 비롯한 주요 부품 및 모빌리티 관련 종목들도 동반 상승하며 자동차 섹터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여기에 11월 자동차 수출이 전년 대비 13.7% 증가했다는 실적 호조와, 달러당 1300원대를 유지하는 고환율 기조도 투자심리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수출 물량 증가와 환차익 확대를 동시에 누리게 된 셈이다.

2025년 실적 전망도 맑음

증권가의 전문가들은 관세 인하 효과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2025년 이후, 국내 완성차 업계의 이익 개선 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수출 수익성 개선과 더불어 현대차·기아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환 전략과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 확장이 맞물려 강력한 실적 모멘텀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강화되고 있는 주주환원 정책까지 더해지면서, 자동차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 매력도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