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에 “재벌이 국공립 유치원을?”…교사노조, 첫 회부터 강력 반발

‘여왕의 집’ 1회, 국공립유치원 유괴 설정에 현장 교사들 “공교육 폄하…공영방송 책임 어디 있나”

국공립유치원 왜곡 묘사 논란…KBS ‘여왕의 집’ 첫 회 설정에 유치원교사노조가 성명까지 발표했다.

“값싼 유치원이라 유괴당했다?”…논란 촉발된 첫 장면

KBS 2TV 새 일일드라마 ‘여왕의 집’이 시작부터 불쾌한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 4월 28일 첫 방송에서 국공립유치원을 배경으로 한 유괴 사건이 전개되자,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조(이하 교사노조)는 강력한 유감을 표하며 공식 성명서를 발표했다.

논란이 된 장면은 외할머니가 유괴 사건 이후 친할머니에게 “돈 많은 재벌이 왜 국공립유치원에 아이를 보내냐”고 따지는 대사다. 이는 ‘값싼 국공립 유치원 = 위험’이라는 암시를 주며 공교육을 비하했다는 지적이다.

“공교육 불신 조장”…교사노조 성명에 담긴 핵심 메시지

교사노조는 “해당 대사는 국공립유치원의 안전성과 교육적 가치를 훼손하고 공교육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무너뜨린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 “유아 공교육은 단순한 가격의 문제가 아니며, 국가 기준에 따라 엄정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교사들의 자긍심과 사기를 꺾는 묘사라는 점에서도 우려를 표하며, “현장에서 헌신하는 교사들의 노력을 깎아내리는 편파적 설정”이라고 지적했다.

“공영방송의 책임 어디 있나”…KBS에 공식 해명 요구

교사노조는 “공영방송 KBS가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더 높은 공공성과 교육적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향후 방송 제작 과정에서 유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세심한 검토를 촉구했다.

이어 “단순한 드라마 설정이라 볼 수 없는 이유는, 콘텐츠가 사회 인식 형성에 미치는 영향력이 너무 크기 때문”이라며, 공교육을 폄하하는 장면의 사회적 파장을 KBS가 직접 인지하고 해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드라마 메시지와 역행하는 설정…“진짜 집의 의미 되새기겠다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여왕의 집’은 기획의도에서 ‘진짜 집의 의미와 삶의 가치를 되새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교사노조는 “그 진정한 가치에 공교육도 포함돼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번 사안을 계기로 교육계는 방송 콘텐츠가 공공기관과 사회 시스템을 다룰 때 가져야 할 태도와 책임에 대해 다시금 경종을 울리고 있다.

강지원 기자 jwk@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