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등록 후 날아온 ‘행운의 편지’…♥마이큐 응원 속 2박 3일간의 사투, “받았던 응원 흘려보낼 것”

방송인 김나영이 조혈모세포 기증으로 생명 나눔을 실천했다. 10년 전 등록 후 기적적으로 유전자가 일치하는 환자를 만나 2박 3일간의 기증 과정을 ‘노필터티비’를 통해 공개,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방송인 김나영 / 출처 : 유튜브 채널 ‘김나영의 노필터티비’
방송인 김나영 / 출처 : 유튜브 채널 ‘김나영의 노필터티비’


10년을 기다린 ‘행운의 편지’ 한 통

모든 것은 10년의 시간을 거슬러 날아온 편지 한 통에서 시작됐다. 방송인 김나영은 10여 년 전 우연히 신청했던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 등록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하지만 수만 분의 1, 기적과도 같은 확률로 그의 유전자 정보와 일치하는 환자가 나타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방송인 김나영 / 출처 : 유튜브 채널 ‘김나영의 노필터티비’
방송인 김나영 / 출처 : 유튜브 채널 ‘김나영의 노필터티비’


“타인과 일치할 확률은 수만 명 중 한 명에 불과하대요. 그런데 제 피가 필요한 분이 나타났다니, 당연히 해야죠.”

김나영은 이 과정을 ‘행운’이라 표현했다. 특히 코디네이터로부터 “환자의 혈액형도 기증자의 것으로 바뀌고, 세상에 나와 똑같은 피를 가진 사람이 한 명 더 생기는 것”이라는 말을 듣고는 울컥 눈물을 쏟았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누군가와 가장 깊은 생명의 끈으로 연결된다는 사실에 벅찬 감동을 느낀 것이다.
방송인 김나영, 마이큐 / 출처 : 유튜브 채널 ‘김나영의 노필터티비’
방송인 김나영, 마이큐 / 출처 : 유튜브 채널 ‘김나영의 노필터티비’


“할 수 있어!”…♥마이큐 응원 속 2박 3일의 여정

결심은 섰지만, 과정은 간단치 않았다. 기증 적합성을 확인하기 위한 정밀 검사부터 시작해 기증 며칠 전부터는 조혈모세포를 활성화하는 촉진 주사를 세 차례나 맞아야 했다. 그리고 마침내 2박 3일간의 입원. 이 쉽지 않은 여정에 연인 마이큐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마이큐는 직접 김나영을 병원까지 데려다주고, “먹고 힘내십쇼”라며 따뜻한 식사를 챙겼다. 입원 후에는 볼에 입을 맞추며 두려움을 용기로 바꿔주었다. 그의 응원 속에서 김나영은 다음 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될 4시간의 채집을 앞두고 “파이팅!”을 외치며 마음을 다잡았다.

방송인 김나영 / 출처 : 유튜브 채널 ‘김나영의 노필터티비’
방송인 김나영 / 출처 : 유튜브 채널 ‘김나영의 노필터티비’

예상 못한 2차 채집…환자 걱정에 터진 ‘눈물’

모든 것이 순조로울 것만 같았던 기증 과정에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4시간에 걸친 1차 채집 결과, 목표했던 세포 양에 미치지 못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다. 결국 다음 날 2차 채집을 진행해야 한다는 말에 김나영은 무너졌다.

“왠지 한 번에 잘될 것 같았는데… 환자분이 실망하시면 어떡하죠?”

그의 눈물은 자신의 고통 때문이 아니었다. 애타게 이식을 기다리고 있을 환자에 대한 미안함과 걱정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하지만 “첫날 완벽하게 채집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는 간호사의 위로와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는 코디네이터의 격려에 힘입어 그는 다시 한번 용기를 냈다.

“제가 받은 응원, 이제 흘려보낼게요”

다행히 2차 채집은 성공적이었다. 1차 때보다 훨씬 많은 양의 세포가 모여 무사히 이식이 진행될 수 있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퇴원 후 감사패를 품에 안은 김나영은 환한 미소로 소감을 밝혔다.

“이번 기증을 통해 얼굴도 모르는 분을 이렇게까지 응원할 수 있다는 걸 처음 느꼈어요. 그 마음이 저를 행복하게 만들었습니다. 힘들었을 때 저 역시 이름 모를 많은 분들의 응원으로 살아왔어요. 이제 제가 받았던 그 응원과 기쁨, 복을 흘려보내려 합니다. 겁내지 마세요. 정말 가치 있는 일입니다.”

10년 전의 작은 결심이 한 생명을 살리는 위대한 나눔으로 이어진 순간이었다.

강지원 기자 jwk@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