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 조회수 터지며 ‘개그콘서트’ 최초 스핀오프로 탄생한 ‘소통왕 말자 할매’
늦은 밤에도 시청률 3% 돌파…정규 편성 앞두고 쏠리는 기대감
‘말자쇼’. KBS
KBS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가 이례적인 인기에 힘입어 단독 프로그램으로 독립, 방송가의 새로운 활력소로 떠오르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개그우먼 김영희가 연기하는 ‘말자 할매’가 이끄는 코너로, ‘말자쇼’라는 이름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12월 한 달간의 시범 방송에서 성공적인 성적표를 받아 들면서 정규 편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0분 코너에서 1시간 토크쇼로
‘말자쇼’의 모태는 2023년 11월 ‘개그콘서트’에서 처음 공개된 ‘소통왕 말자 할매’다. 10분 남짓한 이 코너는 ‘말자 할매’ 김영희와 보조 진행자 정범균이 관객들의 고민을 즉석에서 듣고 상담해주는 간단한 형식이다. 하지만 그 내용은 결코 간단치 않았다.
김영희는 오랜 코미디 경력에서 비롯된 순발력과 재치를 무기 삼아 어떤 사연에도 막힘없이 답변을 내놓았다. 특히 준비된 대본 없이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이뤄지는 토크는 김영희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줬다. 그는 때로는 호통을 치며 속 시원한 ‘사이다’ 발언을 날리다가도, 이내 따뜻한 공감과 진심 어린 조언으로 관객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이러한 특유의 완급조절은 관객과 시청자들이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핵심 요인이었다.
‘소통왕 말자 할매’의 ‘말자 할매’ 김영희. KBS
온라인서 먼저 터진 말자 할매 신드롬
‘소통왕 말자 할매’의 진가는 온라인에서 먼저 폭발했다. 방송 직후 유튜브와 각종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풀버전 영상과 짧은 쇼츠(Shorts) 영상은 순식간에 수백만, 수천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말자 할매 신드롬’을 일으켰다.
네티즌들은 ‘속이 뻥 뚫리는 기분’, ‘웃다가 눈물 났다’, ‘요즘 내 유일한 낙’ 등 뜨거운 반응을 쏟아냈다. 이러한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KBS는 코너를 1시간 분량의 단독 토크쇼로 확대 편성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말자쇼’는 ‘개그콘서트’ 역사상 최초의 스핀오프(파생작) 예능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정규 편성 청신호 켠 시청률
‘말자쇼’에 출연하는 코미디언 김영희와 정범균. KBS
정규 편성을 앞두고 12월 한 달간 시범 편성된 ‘말자쇼’는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지난 13일 첫 방송은 금요일 오후 10시 40분이라는 늦은 시간대에도 불구하고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시청률 2.8%를 기록했다. 동시간대 강력한 경쟁작인 SBS ‘모범택시3’가 방영 중인 상황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수치다.
기세는 이어졌다. 27일 방송에서는 시청률이 3.1%까지 상승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 프로그램의 인기를 확실히 증명했다. KBS는 내부 검토를 거쳐 ‘말자쇼’의 정규 편성 여부를 최종 결정하고, 이르면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방송에 나설 계획이다.
세대와 성별을 가리지 않고 시청자들의 고민에 귀 기울이며 웃음과 위로를 동시에 전하는 ‘말자쇼’가 한국을 대표하는 토크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