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상캐스터 故 오요안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사망 전 모습 재조명

사진 = MBC 날씨 영상 캡처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故 오요안나 사망 15일 전 손목 상태”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확산됐다.
공개된 영상과 사진에는 지난해 8월 26~29일, MBC 기상 예보를 전하는 오요안나의 모습이 담겼다. 특히 왼손목에 테이핑이 감겨 있어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유족들의 주장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사망 전 극심한 정신적 고통 호소
유족은 지난달 31일 JTBC ‘사건반장’과의 인터뷰에서 “고인이 사망 전 두 차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9월 6일, 오요안나는 서울 가양대교에서 뛰어내리려다 행인의 신고로 구조됐다. 당시 유족과의 통화에서 “직장이 힘들다. 등뼈가 부러질 것 같고, 창자가 끊어지는 것처럼 아프다”며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고 전해졌다.
유족은 입원을 권유했지만, 오요안나는 “방송도 해야 하고 광고 계약도 있어 촬영해야 한다”며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캐스터로 주목받았던 故 오요안나
고인은 아이돌 연습생 출신으로 2017년 JYP 13기 공채 오디션에 합격, 이후 2019년 춘향선발대회에서 ‘숙’으로 당선됐다.
2021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발탁돼 평일·주말 뉴스 날씨 예보를 진행하며 활약했다. 2022년에는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하며 대중적인 관심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향년 28세로 사망, 3개월이 지난 뒤에야 부고가 알려졌다.
유서 발견…동료 기상캐스터 2명 ‘직장 내 괴롭힘’ 의혹
최근 한 매체는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 분량(약 2750자)의 유서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유서에는 특정 동료 기상캐스터 2명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으며, 유족은 해당 내용을 바탕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또한, 한 네티즌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서울경찰청과 고용노동부에 MBC 안형준 사장과 부서 책임자를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 진상조사 착수
MBC는 “고인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공식적인 신고가 없었다”며 “유족이 유서를 바탕으로 진상조사를 요청한다면 신속히 착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31일 공식 입장을 통해 외부 전문가가 위원장을 맡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번 주 초부터 본격적인 조사에 나설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직장 내 괴롭힘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MBC가 어떤 조치를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지혜 기자 k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