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조정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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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스터디의 간판 영어강사 조정식(42) 씨가 현직 교사들과의 ‘문항 거래’ 의혹으로 검찰에 송치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조 씨는 고등학교 3학년 대상 사설 모의고사 제작을 위해 21명의 현직 교사들로부터 수능 및 모의고사 문항을 매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탐사보도 매체 ‘셜록’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 2월 ‘교원 등의 사교육시장 참여 관련 복무실태 점검’ 결과를 발표하면서 조정식과 관련된 문제를 포착했다. 이후 셜록은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교사들을 취재했고, 조 씨가 문항 거래에 직접 연루됐음을 확인했다.

사진=조정식 출연 방송 캡처
사진=조정식 출연 방송 캡처
감사원이 파악한 내용에 따르면 조 씨는 2020년 11월부터 서울의 한 고교 교사 A 씨에게 매월 말일 수능 모의고사 문항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조 씨는 문항당 15만~20만 원 수준의 보수를 제시했고, 첫 거래로 10개 문항에 대해 A 씨에게 200만 원을 송금했다. 이후 A 씨는 2023년까지 총 5800만 원을 받고 문제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씨가 거래한 교사들 중에는 EBS 수능 연계교재 집필자, 전국연합학력평가 출제위원 등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특히 A 교사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조 씨를 포함해 11개 학원에 문항을 판매해 약 2억 3800만 원을 취득했으며, 아직 출간되지 않은 EBS 수능 연계교재 두 권까지 무단 유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정식은 감사원 조사에서 해당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조 씨 측은 일부 보도 내용을 반박하며 “문항 거래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답풀이 유출 의혹에 대해서도 “해설 영상을 먼저 촬영한 후 정답 도출 논리를 입수한 것”이라며 시점을 문제 삼았다.
사진=조정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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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조 씨의 방송 출연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다. 그는 현재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성적을 부탁해: 티처스 시즌2’에 출연 중이며, 제작진은 예정된 인터뷰 촬영을 변동 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로그램 측은 “조정식 강사 관련 사안은 인지하고 있으며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 전했다.

한때 청소년들 사이에서 ‘수능 스타강사’로 불리며 영향력을 키워온 조정식 강사의 문항 거래 의혹은 사교육 시장의 윤리적 기준을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향후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교육계와 사교육업계 전반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