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데몬 헌터스’ 빌보드 1위
귀신 잡는 걸그룹 ‘글로벌 인기’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 ‘골든(Golden)’이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에서 6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음악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200’과 ‘글로벌’(미국 제외) 차트에서는 각각 1위에 올랐다. 가상의 걸그룹 ‘헌트릭스(Huntress)’가 부른 노래가 현실 세계의 메인 차트를 장악한 것은 이례적인 성과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는 K팝 걸그룹이 악령을 사냥한다는 독특한 설정의 애니메이션으로, 지난달 20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이후 전 세계 41개국에서 영화 부문 1위를 차지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작품 속 걸그룹 헌트릭스가 부른 ‘골든’은 스트리밍 1880만회, 라디오 에어플레이 95만점, 판매량 3000장이라는 수치로 ‘핫 100’ 6위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사자보이즈가 부른 ‘유어 아이돌(Your Idol)’, ‘소다 팝(Soda Pop)’도 각각 빌보드 ‘글로벌 200’ 3위와 6위에 진입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사진=넷플릭스
케데헌 OST는 단순한 애니메이션 사운드트랙을 넘어, 실제 K팝 음원처럼 정교하게 제작됐다. 블랙핑크, BTS, 트와이스 등과 작업한 글로벌 프로듀서들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고, 이를 통해 OST 8곡이 동시에 ‘핫 100’에 진입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특히 헌트릭스의 ‘하우 잇츠 던(How It’s Done)‘, ’왓 잇 사운즈 라이크(What It Sounds Like)‘, 루미와 사자보이즈 진우의 듀엣곡 ’프리(Free)‘, 트와이스 멤버들이 부른 ’테이크다운(Takedown)‘ 등도 나란히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영화는 K팝과 K-오컬트를 절묘하게 결합해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깨비, 저승사자, 무당 등 한국의 전통 귀신과 의식이 서울의 배경 안에서 화려한 K팝 퍼포먼스와 어우러진다. 극 중 헌트릭스 멤버들이 사용하는 무기는 조선시대 유물에서 영감을 받았고, 의상은 한복에서 차용했다. 팬 사인회, 응원봉, 대기실 분식 메뉴 등 실제 K팝 팬덤 문화를 그대로 반영해 글로벌 관객들의 몰입을 도왔다.

사진=넷플릭스
해외 언론은 “유치해 보이는 설정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독창적이고 역동적인 세계관을 구축했다”며 호평했다. 또한 뉴욕타임스는 “음악과 미술, 액션의 결합이 눈부시다”고 전했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케데헌은 K팝 팬덤의 응집력을 활용한 기획력의 승리”라며 “숏폼 시대에 맞는 퍼포먼스와 액션이 글로벌 팬을 사로잡았다”고 분석했다.
가상의 캐릭터가 현실 차트를 뒤흔든 이번 사례는, K콘텐츠가 국경과 형식을 뛰어넘는 글로벌 메인스트림으로 자리 잡았음을 방증한다. 귀신을 잡는 걸그룹, 그 기상천외한 상상이 세계 시장에서 통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