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아나운서, 김건희 특검 소환
전 SBS 아나운서 출신, 코바나컨텐츠의 사내이사로 재직

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 프로필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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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팀이 김범수 전 SBS 아나운서를 소환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전 아나운서는 김건희 여사가 대표로 재직했던 코바나컨텐츠의 사내이사 출신으로, 당시 주식 거래와 관련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3일 오후 김 전 아나운서는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빌딩에 위치한 특검 사무실에 출석해 약 8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그는 조사 후 기자들과 만나 “참고인 조사를 받았고, 성실히 임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특검팀은 김 전 아나운서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 내역과 당시 김 여사와의 접촉, 정보 공유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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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아나운서는 2011년 6월부터 2014년 6월, 그리고 2015년 3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코바나컨텐츠의 사내이사로 재직했다. 특히 전자의 재직 시기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2차 작전 시기’(2010년 10월~2012년 12월)와 겹친다. 이 시기 김 여사가 김 전 아나운서에게 주식 거래를 제안하거나 시세조종 가능성을 암시하는 대화가 있었을 경우, 김 여사의 방조 혹은 공모 혐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특검의 판단이다.

실제로 김 전 아나운서는 지난 2011년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자신을 문화콘텐츠 기업 소속 회사원으로 소개하며 당시 코바나컨텐츠에서 진행하던 ‘샤갈전’ 책자를 홍보하기도 했다. 이 전시회는 2010년 12월부터 2011년 3월까지 개최된 행사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시기와 상당 부분이 겹친다. 이에 따라 김 전 아나운서의 당시 역할과 코바나컨텐츠 내부 사정에 대한 수사도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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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특검팀은 같은 날 도이치모터스의 전 회장 권오수 씨도 소환 조사했다. 권 전 회장은 주가조작 사건으로 올해 4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확정받은 인물이다. 특검은 김 여사의 연루 여부를 밝히기 위한 ‘마지막 퍼즐’로 권 전 회장을 재소환했으며, 김 여사의 직접 가담 여부나 공모 정황에 대한 진술 확보를 시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검팀은 오는 6일 김건희 여사 소환을 앞두고 있다.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혐의는 초기에는 단순한 자금 제공자로 알려졌으나, 서울고검 수사 과정에서 시세조종을 인지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 수백 개가 확보되면서 공모 여부까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 여사의 계좌는 물론, 모친 최은순 씨 명의의 계좌도 시세조종에 동원됐다는 법원의 판단이 있었던 만큼, 향후 김 여사에 대한 혐의 적용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검팀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작전의 핵심 인물로, 김 여사의 구체적 연루 여부를 밝힐 열쇠를 쥐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특검 수사가 김 여사의 직접 소환과 함께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또 김범수 전 아나운서를 포함한 주변 인물들의 진술이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