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영화 ‘명량’ 출연, 192cm 슈퍼모델 출신 배우의 반전 일상
극심한 우울증 이겨내려 시작… “이 일 덕분에 자존감 되찾았다”
영화 ‘명량’에서 장군으로 출연하며 ‘천만 배우’ 대열에 이름을 올렸던 배우 최창균의 근황이 공개돼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그가 현재 폐기물 수거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배우 최창균의 근황이 전해져 화제를 모았다. 유튜브 채널 ‘원마이크’ 캡처
지난 26일 유튜브 채널 ‘원마이크’에는 1톤 트럭을 몰며 폐기물을 수거하는 21년 차 배우 최창균의 일상이 공개됐다. 영상 속 그는 익숙한 모습으로 창고에서 폐기물을 하역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그는 “가끔 차나 인력이 필요하면 불러주는데 그때 한 번씩 와서 일한다”고 덤덤하게 설명했다.
192cm 에르메스 모델에서 폐기물 수거 기사로
최창균의 과거 이력은 그야말로 화려하다. 2004년 ‘슈퍼엘리트모델’ 선발대회에서 2위를 차지하며 모델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특히 192cm의 압도적인 피지컬로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 패션쇼의 메인 모델로 발탁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에르메스가 뭔지도 모를 정도로 패션에 무지했지만, 공개 오디션에 지원했다”면서 “전국 모델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관계자가 저를 콕 집어 메인으로 발탁했다”고 밝혔다. 신인 모델이 에르메스 쇼의 메인에 서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는 “꿈인 줄 알았다. 쇼 다음 날 영화, 방송, 패션계에서 전화가 빗발쳤다”고 말했다.
배우 최창균의 근황이 전해져 화제를 모았다. 유튜브 채널 ‘원마이크’ 캡처
이후 배우로 전향한 그는 17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명량’에서 김응함 장군 역을 맡았고, 드라마 ‘아이리스’, ‘나쁜 녀석들’, ‘소문난 칠공주’ 등 굵직한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자로서 입지를 다졌다.
천만 배우가 겪었던 극심한 우울감
모두가 부러워하는 길을 걸어온 그가 폐기물 수거 일을 시작한 데에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었다. 최창균은 배우 활동을 하던 37살 무렵, 극심한 불안감과 우울감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사람이 일을 안 하면 시간이 많아지고 잡생각이 늘어난다”며 “자신감이 완전히 바닥을 치고 잠도 못 자니 몸까지 아팠다”고 털어놨다. 화려한 연예계의 이면에서 홀로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던 것이다.
배우 최창균의 근황이 전해져 화제를 모았다. 유튜브 채널 ‘원마이크’ 캡처
일을 통해 되찾은 건강과 자존감
그가 절망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일’이었다. 최창균은 폐기물 수거 일을 시작하며 무력감을 이겨냈다고 밝혔다. 그는 “늘 메이크업을 받고 관리받는 일을 하다가 직접 몸을 쓰는 일을 하니 오히려 활발해지고 자존감이 올라갔다”고 말했다.
이어 “녹초가 되어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하고 나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건강해지는 기분”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힘든 시기를 겪으며 그는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최창균은 “운동이든 허드렛일이든 뭐라도 해야 몸도 정신도 건강해진다”며 자신과 비슷한 아픔을 겪는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