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운동보다 연속 10~15분 걷기가 심혈관 질환 위험 최대 3분의 1 줄여

사진 =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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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산책보다 ‘연속 걷기’가 중요한 이유

최근 내과학저널(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발표된 대규모 연구가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한 ‘최적의 걷기 시간’을 제시했다.

연구 결과, 하루 10~15분 이상 연속으로 걷는 사람은 5분 이하로 짧게 여러 번 걷는 사람보다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약 3분의 1 수준으로 낮았다.

특히 하루 5,000보 이하의 비활동적인 사람들에게는 그 효과가 더 두드러졌다. 심장마비·뇌졸중 등 위험이 15%에서 7%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는 것이다.

“심장은 10분쯤 돼야 깨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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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대학교의 에마뉴엘 스타마타키스(Emmanuel Stamatakis) 교수는 짧은 이동이나 가벼운 걷기만으로는 심장이 충분히 ‘활성화’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10~15분 이상 쉬지 않고 걸을 때 비로소 심장과 폐가 꾸준히 작동하며 혈류와 산소 순환이 개선됩니다.”

이른바 ‘지속 상태 운동’은 심혈관계가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돕고, 혈압 조절과 혈액 내 산소 운반 능력을 향상시킨다.

덴마크 남부대학교의 보르하 델 포조 크루즈(Borja del Pozo Cruz) 교수는 “지속적인 걷기는 짧은 운동보다 운동량과 강도를 모두 충족시킨다”며 “특히 평소 활동량이 적은 사람에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하루 중 언제, 어떻게 걸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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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들은 “운동 ‘스낵’처럼 하루 중 틈틈이 움직이는 습관도 도움이 되지만, 심장 건강을 위해서는 하루 한 번 이상 10분 이상 끊기지 않는 산책을 권장한다”고 조언한다.

이때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성’ 이다.

처음에는 천천히 시작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보폭과 속도를 늘리는 방식으로 체력을 확장할 수 있다.

꾸준한 ‘10분 걷기’가 만드는 차이

연구를 이끈 크루즈 교수는 “운동량이 적은 사람일수록 10분의 꾸준한 산책이 건강 격차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오렌지코스트 메디컬센터의 심장 전문의 크리스토퍼 버그(Christopher Berg) 박사는 “긴 산책은 계획하지 않으면 실행되지 않는다”며 퇴근 후, 점심시간, 혹은 출근 전 정해진 시간에 걷기를 습관화할 것을 권장했다.

10분의 집중이 10년의 건강을 만든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얼마나 걸었는가’보다 ‘얼마 동안 멈추지 않고 걸었는가’가 심혈관 건강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짧은 이동이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진짜 건강한 심장을 원한다면, 하루 한 번 10분의 집중된 걸음을 실천해보자.

그 10분이 심장의 엔진을 깨우고, 삶의 속도를 건강하게 조율해주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서윤 기자 sy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