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누워도 금세 잠들고 싶은 당신에게 필요한 ‘호흡·이완·이미지 트레이닝’

사진 =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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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들기까지 오래 뒤척이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미국 성인의 3명 중 1명은 수면 부족을 겪는다는 조사도 있을 정도입니다. 잠을 이루지 못하면 피로와 짜증,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는 물론 우울·불안, 심장질환 위험까지 높아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빨리 잠들 수 있을까?”는 많은 이들의 공통된 고민입니다.

수면 전문가들은 빠르게 잠들기 위해서는 수면 습관(수면 위생), 침실 환경, 낮 동안의 활동이 기본적으로 잘 유지되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그러나 이 세 가지가 잘 되어 있어도 쉽게 잠들지 못하는 경우, 다양한 이완·호흡·시각화 기법이 빠른 수면 전환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10초 안에 잠드는 법: ‘군인 수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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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 메서드’로 알려진 이 방법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공군 비행 교육생을 위해 개발된 기술입니다. 당시 조종사들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으로 집중력이 떨어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2분 안에 잠드는 이완 훈련이 만들어졌습니다. 완전한 기법을 수행하는 데는 2분이 걸리지만, 마지막 단계에서는 10초 안에 의식이 잠들도록 유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먼저 얼굴 전체의 긴장을 풀고 입·눈·턱 근육까지 이완합니다. 어깨 힘을 완전히 빼고 팔을 자연스럽게 떨어뜨립니다. 숨을 내쉬며 가슴의 긴장을 내려놓고, 다리·허벅지·종아리를 순서대로 풀어 줍니다. 마지막으로 마음속을 10초간 완전히 비우거나 평온한 풍경을 떠올리면 잠들 준비가 됩니다. “생각하지 마, 생각하지 마”라고 속으로 반복하는 것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ADHD나 불안이 있는 사람은 이 기술이 익숙해지기까지 더 많은 연습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60초 안에 잠드는 법: ‘4-7-8 호흡법’과 ‘근육 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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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연구에서는 약물보다도 느린 호흡과 이완법이 불면 개선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보고합니다. 이때 많이 사용되는 방법이 4-7-8 호흡법입니다. 4초 동안 코로 들이마시고, 7초 동안 숨을 참은 뒤, 8초 동안 입으로 길게 내쉬는 방식입니다. 반복할수록 심박수가 떨어지고 신경계가 진정되면서 자연스럽게 졸음이 찾아옵니다. 단, 천식이나 COPD 등 호흡기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또 다른 방법인 점진적 근육 이완(PMR)은 신체의 모든 근육을 조금 힘주어 긴장시켰다가 서서히 풀며 신체 스트레스를 줄이는 기법입니다. 이마 → 눈 → 입 → 목 → 팔 → 가슴 → 다리 → 발 순서로 근육을 5초간 긴장시키고 10초간 이완시키는 과정을 반복하면 몸이 침대에 가라앉듯 무겁고 편안해지는 느낌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두 기법 모두 꾸준히 연습하면 1~2분 내에 빠른 수면 유도가 가능해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120초 안에 잠드는 법: ‘생각 반전기법·시각화·지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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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방법들이 잘 맞지 않는다면 ‘파라독스 의도’라는 이색 방법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잠들지 않겠다”고 생각하며 눈을 뜨고 편안하게 누워 있는 방식입니다. 연구에서는 이 기술이 “빨리 잠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을 줄여 오히려 수면 전환을 쉽게 한다고 보고합니다.

또한 마음속에 고요한 풍경을 떠올리는 이미지 트레이닝도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폭포 소리, 물안개 냄새, 부드러운 바람을 떠올리며 감각에 집중하면 불안한 생각이 끼어들 여지가 줄어듭니다. 이러한 시각적 몰입은 실제 연구에서도 수면 잠복 시간을 단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불어 일부 연구에서는 지압이 수면 잠입 시간을 약간 줄이고 수면 효율을 높인다고 보고합니다. 손목 옆이나 손목 아래 ‘내관’, 목 뒤 ‘풍지’ 등을 부드럽게 눌러 자극하면 전신 이완을 돕습니다.

빠르게 잠드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기본은 ‘수면 위생’

잠들기 어려운 원인은 낮 동안의 활동 부족, 스마트폰 과다 사용, 늦은 식사, 스트레스, 불안 등 다양합니다. 기본적인 수면 위생이 갖춰지지 않으면 어떤 기술도 한계가 있습니다.

규칙적인 수면 스케줄, 전자기기 차단, 햇빛 노출, 운동, 카페인 조절 등 기본을 지키면서 위의 기술들을 결합해 사용하면 훨씬 더 빠르게 잠들 수 있습니다. 그래도 어려움이 지속된다면 수면장애나 불안·우울 같은 기저 요인을 확인하기 위해 전문의 상담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서윤 기자 sy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