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감염자 수는 3년 연속 감소세, 그러나 연령대별 특이점 발견

2030년까지 신규 감염 50% 감축 목표, 예방 요법 지원 확대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관련 이미지. 위키피디아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관련 이미지. 위키피디아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5년 HIV/AIDS 신고 현황’에서 신규 감염자 수가 3년 연속 감소하는 긍정적 신호가 나왔다. 하지만 통계 이면에는 국내 ‘아동 감염’ 사례 1건과 감염자 99%가 ‘특정 경로’에 집중된 현상이 함께 포착됐다. 전반적인 감소세와 상반되는 이 지표들은 국내 HIV 방역의 새로운 과제를 제시한다.

지난해 새로 신고된 HIV 감염인은 총 927명으로, 전년(975명) 대비 4.9% 감소했다. 신규 감염인 숫자는 2022년 1005명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신규 감염인 중 내국인은 659명(71.1%)이었으며, 외국인은 268명(28.9%)으로 집계됐다.
연도별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신규 감염인 신고 현황. 질병관리청 제공
연도별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신규 감염인 신고 현황. 질병관리청 제공

감소세 이면에 숨은 2030 중심의 감염 구조



전체적인 감소 흐름과 달리 특정 연령층의 감염 비중은 여전히 높았다. 성별로는 남성이 822명(88.7%)으로 여성(105명)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연령별로는 30대가 381명(41.1%)으로 가장 많았고, 20대가 231명(24.9%)으로 뒤를 이었다. 20~30대 젊은 층이 전체 신규 감염의 66%를 차지하며 핵심 감염층으로 확인됐다. 10대 감염인도 14명 신고됐다.

아동 감염 1건과 99%가 쏠린 특정 전파 경로

이번 통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0~9세 연령대에서 보고된 감염인 1명이다. 이는 임신과 출산, 모유 수유 등을 통한 모자 간 전파 사례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감염 경로의 쏠림 현상도 뚜렷했다.
감염 경로 조사에 응답한 529명 중 99.1%에 달하는 524명이 ‘성 접촉’을 통해 감염됐다고 답했다. 이 중 ‘동성 간 성 접촉’은 328명(62.6%)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마약 주사 공동 사용’을 통한 감염도 5명 있었다.

전체적인 신규 감염은 줄었지만, 2025년 말 기준 생존 HIV/AIDS 감염인 수는 1만 7,557명으로 1년 전보다 535명 늘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 감염인이 2,294명으로 전년 대비 12.2% 증가한 점은 고령화 사회의 또 다른 단면을 보여준다.

HIV 노출 전 예방요법 지원사업 / 질병관리청
HIV 노출 전 예방요법 지원사업 / 질병관리청

정부, 2030년 목표로 예방 대책 고삐를 죈다

상황이 이렇자 질병청은 보다 적극적인 예방 관리 대책을 추진한다. 2030년까지 신규 감염인을 2023년 대비 50% 수준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제2차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관리대책’을 이행 중이다. 핵심은 항레트로바이러스 약물을 사용해 HIV 감염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는 ‘노출 전 예방 요법’(PrEP)의 비용 지원 확대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안전하지 않은 성 접촉을 피하고, 감염이 의심되면 신속히 검사받아야 한다”며 “확진 시 즉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성연 기자 sy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