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부터 자란 나무들이 만든 도심 속 이색 풍경

지하철로 쉽게 가지만, 차 가져가면 곤란할 수 있는 한 가지

사진 : 대구 호산공원 메타세쿼이아 숲길 / 대한민국 구석구석
사진 : 대구 호산공원 메타세쿼이아 숲길 / 대한민국 구석구석
한여름 도심 산책은 찜통더위와의 싸움이다. 아무리 좋은 풍경도 내리쬐는 햇볕 아래에서는 오래 즐기기 어렵다. 그늘 한 점 없는 아스팔트 길 대신, 짙은 녹음이 터널을 이루는 곳이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대구 달서구에 바로 그런 곳이 있다. 약 250그루의 메타세쿼이아가 1km에 걸쳐 늘어선 숲길이다. 30년 가까운 세월이 만든 이 초록 터널은 심지어 입장료도 없다.

지하철역에서 걸어갈 수 있을 만큼 접근성도 좋지만, 자동차를 가져가려는 계획이라면 미리 알아둬야 할 점이 있다.

1995년부터 30년 가까이 자란 나무들

사진 : 대구 호산공원 메타세쿼이아 / 대한민국 구석구석
사진 : 대구 호산공원 메타세쿼이아 / 대한민국 구석구석


이곳의 풍경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호산공원 메타세쿼이아 숲길의 시작은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조성된 나무들이 약 30년의 시간을 지나며 지금의 울창한 숲을 이뤘다.

인공적으로 조성한 최신 공원에서는 흉내 낼 수 없는 깊이감이 느껴지는 이유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11년에는 ‘대구의 아름다운 거리’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는 지역에서 메타세쿼이아를 중심으로 조성된 유일한 숲길로 알려져 있다.

여름에는 무성한 잎이 하늘을 가려 거대한 그늘을 만든다. 덕분에 한낮에도 시원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곧게 뻗은 나무들이 반복적으로 이어지는 모습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 사진 촬영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체력 따라 고르는 세 가지 산책 코스

사진 : 대구 호산공원 메타세쿼이아 숲 산책길 / 대한민국 구석구석
사진 : 대구 호산공원 메타세쿼이아 숲 산책길 / 대한민국 구석구석


호산공원에는 방문객의 체력과 일정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세 가지 산책 코스가 있다. 가장 긴 A코스는 1,200m로 공원 전체를 여유롭게 둘러보기에 적합하다.

긴 거리가 부담스럽다면 B코스(520m)나 C코스(400m)를 선택하면 된다. 가족과 함께 가볍게 걷고 싶을 때는 짧은 코스를, 운동을 겸한 산책이라면 가장 긴 코스를 이용하는 식으로 목적에 맞게 즐길 수 있다.

각 코스는 명확하게 안내되어 있어 길을 잃을 염려 없이 숲의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지하철은 편하지만 주차는 미리 고민해야

도심 숲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대중교통 접근성이 뛰어나다. 대구 도시철도 2호선 계명대역 3번 출구에서 도보로 이동이 가능하다.
차가 없어도 쉽게 찾아갈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다만 차량 이용 시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공원 전용 주차장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 방문객이 공원 인근 이면도로에 주차하는데, 이 점을 미리 고려해야 불편을 줄일 수 있다.

공원 입구에는 공용 화장실과 산책 후 옷의 먼지를 털 수 있는 시설도 갖춰져 있다. 작지만 세심한 편의시설이 방문객의 만족도를 높인다.
사진 : 대구 호산공원 메타세쿼이야 / 대한민국 구석구석
사진 : 대구 호산공원 메타세쿼이야 / 대한민국 구석구석
거창한 볼거리는 없지만, 30년 세월이 키워낸 나무들이 주는 위안은 확실하다. 굳이 멀리 떠나지 않아도 되는 도심 속 작은 숲 여행인 셈이다. 이번 주말, 지하철을 타고 250그루가 만든 초록 터널 아래를 걸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