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과 뇌까지 파고드는 미세 기생충, 흐르는 물 세척만으론 역부족

생으로 먹는 습관과 이별해야 할 이유, 완벽한 제거법은 따로 있다

신선한 채소는 건강식의 대명사다. 많은 이들이 몸을 정화한다는 믿음으로 매일 아침 생채소를 즙으로 마시거나 샐러드로 섭취한다. 물에 가볍게 헹궈 바로 먹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감염학 및 식품위생 전문가들은 일부 채소가 미세 기생충과 유충의 최적 서식지라고 경고한다. 아무리 깨끗하게 씻어도 채소의 굴곡진 표면과 잎맥 사이에 붙은 기생충 알은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다. 이들은 그대로 우리 몸속으로 들어온다.
싱싱해 보여도 생으로 먹기 전에는 충분한 세척과 상태 확인이 필요하다.
싱싱해 보여도 생으로 먹기 전에는 충분한 세척과 상태 확인이 필요하다.


체내로 유입된 기생충은 위산을 견디고 소화기관에 자리 잡는다. 심지어 혈관을 타고 간, 뇌, 눈 등 치명적인 장기로 이동해 만성 염증과 장기 파괴를 유발하는 상황에 이른다.

간 파고들어 담관암 씨앗 되는 기생충

우리가 흔히 먹는 미나리는 대표적인 위험 채소로 꼽힌다. 물가나 노지에서 자라는 미나리에는 간흡충 같은 흡충류 유충이 강력한 접착 물질로 붙어있다. 단순한 세척이나 식초 물 소독으로는 절대 떨어져 나가지 않는다.
잎맥과 굴곡진 부분에는 흙이나 이물질이 남을 수 있어 세심하게 살펴봐야 한다.
잎맥과 굴곡진 부분에는 흙이나 이물질이 남을 수 있어 세심하게 살펴봐야 한다.
생미나리를 섭취하면 유충이 소장에서 부화해 장벽을 뚫고 나간다. 이후 간으로 이동해 담관 내부에 자리 잡고 수년에 걸쳐 만성 염증을 일으킨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간 기능이 저하되고, 치명적인 담관암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상추 한 장이 만성 장염의 시작이었다

상추나 깻잎, 겉절이용 배추처럼 야외 노지에서 자란 잎채소도 안심할 수 없다. 흙이나 분뇨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이질아메바 같은 미세 포자충 알이 잎 뒷면의 털과 굴곡 사이에 서식하기 쉽다.
오염된 식품 섭취 뒤 복통이나 설사 같은 증상이 지속된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오염된 식품 섭취 뒤 복통이나 설사 같은 증상이 지속된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불완전하게 세척된 채소를 먹으면 이 기생충들이 대장 상피세포에 붙어 세포를 파괴한다. 이는 단순 배탈을 넘어 약물로도 잘 낫지 않는 만성 장염이나 궤양성 대장염으로 이어진다. 무심코 먹은 쌈채소 한 장이 장내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뇌세포 공격하는 보이지 않는 침입자 정체

더 심각한 문제는 일부 기생충이 뇌까지 침범한다는 사실이다. 특정 미세 기생충은 소화관을 벗어나 혈류를 타고 뇌 혈관 장벽을 뚫는 악성 특성을 지닌다. 뇌 조직에 자리 잡은 기생충은 염증성 낭종을 형성한다.

이로 인해 원인 불명의 극심한 두통이나 발작, 인지 기능 저하 같은 심각한 신경학적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건강을 위해 챙겨 먹은 생채소 한 조각이 뇌세포를 망가뜨리는 비극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생으로 먹기 부담스러운 채소는 충분히 가열하면 미생물과 일부 기생충 감염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생으로 먹기 부담스러운 채소는 충분히 가열하면 미생물과 일부 기생충 감염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기생충의 위협에서 벗어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간단하다. 채소를 생으로 먹는 습관을 버리는 것이다. 섭씨 100도 이상의 열을 가하면 기생충 알과 유충, 식중독균은 단 몇 초 만에 완전히 사멸한다.

미나리나 쌈채소는 끓는 물에 식초를 약간 넣고 30초에서 1분가량 살짝 데쳐 먹는 것이 최선이다. 이렇게 하면 기생충 위험이 사라질 뿐 아니라, 질긴 세포벽이 부드러워져 항산화 영양소의 체내 흡수율이 수십 배 높아지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우성연 기자 sy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