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안 마시는 시대?
참외막걸리·쿠키 소주까지 ‘이색 술’ 총정리

요즘 술이 이상해졌다. 참외 맛이 나고, 쿠키 향이 나고, 심지어 우유팩처럼 생긴 소주까지 등장했다. ‘취하려고 마시는 술’이 아니라, 재미있어서 한 번쯤 경험해보고 싶은 술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생성형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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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Z세대 취향 저격…“이게 술 맞아?”

최근 주류 시장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맛’이다. 과거 쓴맛이 강한 소주가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달콤하고 독특한 풍미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대표적인 사례가 ‘두쫀쿠 맛 소주’다. 두바이 쫀득 쿠키의 초콜릿과 피스타치오 풍미를 담아, 마치 디저트를 먹는 듯한 느낌을 준다. SNS에서는 “이건 술이 아니라 간식 같다”는 반응까지 나온다.

또 다른 변화는 형태다. 우유팩처럼 작은 200mL 소주, 가볍게 들고 다니는 새로 200mL는 맛은 익숙한 제로 슈거 소주지만, 우유 팩과 똑같이 생긴 패키지로 출시되어 시각적인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캠핑과 피크닉에 어울리는 ‘라이프스타일형 술’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술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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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외·감귤·샤인머스캣…과일 술 전성시대

전통주도 빠르게 변신 중이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흐름은 ‘과일 술’이다. 쌀 중심의 전통 막걸리에서 벗어나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참외막걸리’는 ‘2026 대한민국 주류대상’ 수상작으로, 갓 깎은 성주 참외의 달콤하고 시원한 향을 그대로 살려 ‘마시는 디저트’라는 평가를 받는다. ‘감탄주’(감귤 막걸리)는 제주 감귤을 통째로 삼킨 듯한 상큼함으로, 전통주의 묵직함보다는 가벼운 에이드 같이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르아토 샤인머스캣 스파클링 막걸리’는 특히 반응이 뜨겁다. 탄산과 과일 향이 어우러지며 화이트 와인처럼 즐길 수 있어, 홈파티나 모임용 술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꿀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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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볼·꿀맥주…‘비주얼 술’ 뜬다

맥주와 하이볼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시원하게 마시는 것을 넘어, 향과 색감까지 즐기는 ‘비주얼 술’이 대세다.

대표적으로 ‘아사히 클리어 하이볼(유자·레몬)’은 캔 형태로 출시돼 집에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위스키의 쌉쌀한 맛에 유자와 레몬 향이 더해져 입문자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제품으로 꼽힌다.

또 ‘산토리 프리미엄 하이볼 캔’ 역시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으로, 깔끔한 탄산감과 균형 잡힌 맛으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맥주 쪽에서는 ‘백스비어 꿀맥주 핑크 라벨’이 대표적이다. 벚꽃 시즌을 겨냥해 출시된 이 제품은 달콤한 꿀 향과 은은한 꽃향기, 핑크빛 색감까지 더해져 ‘사진 찍기 좋은 술’로 SNS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사진=생성형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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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의점에서 만나는 한정판 술

이색 술 트렌드는 유통 방식까지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전문 매장에서만 볼 수 있던 제품들이 이제는 편의점에서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특히 한정판 제품은 출시와 동시에 품절되는 경우도 많다. 우유팩 형태 소주나 시즌 한정 막걸리처럼 ‘소장 가치’까지 더해진 제품은 MZ세대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탄다.

앱으로 재고를 확인하고 찾아다니는 ‘술 오픈런’ 현상까지 등장하며, 술이 하나의 콘텐츠로 소비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생성형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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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덜 마시고, 더 즐긴다”…술 문화의 변화

이처럼 술이 달라진 배경에는 소비자 변화가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많이 마시는 것’보다 ‘가볍게 즐기는 것’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무알코올 맥주와 저도주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술자리 분위기는 즐기되, 취하지는 않겠다는 ‘소버 큐리어스’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주점 수와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이런 새로운 형태의 술은 오히려 인기를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 술은 취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취향과 경험을 소비하는 콘텐츠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한다.

결국 요즘 술의 핵심은 단순하다. 많이 마시는 시대는 끝났고, 재미있게 마시는 시대가 시작됐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