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가죽 벗기고 남은 살 구워 먹던 음식,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1등 안주’로 거듭난 배경

미국 오리건주 고속도로를 멈춰 세운 ‘점액’, 그 목적지는 다름 아닌 한국이었다

사진 : 꼼장어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꼼장어
미국에서는 낯선 생김새와 끈적한 점액 탓에 식재료로 거의 쓰지 않는 바다 생물이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독보적인 식감과 맛으로 최고의 술안주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특정 영양소는 소고기의 약 200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극명한 인식 차이는 해외에서 벌어진 한 소동을 통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한국으로 향하던 이 생물이 현지 고속도로를 뒤덮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주인공은 바로 ‘꼼장어’라 불리는 먹장어다. 이름과 달리 우리가 흔히 아는 뱀장어나 붕장어와는 계통이 다르다. 턱이 없는 원시적인 어류, 원구류에 속하며 바다 밑바닥에서 생활한다.

가죽 벗기고 남은 고기가 술안주로 자리 잡았다

꼼장어가 처음부터 인기 음식은 아니었다. 과거에는 질긴 껍질을 지갑 등 가죽 제품의 원료로 먼저 활용했다. 이때 가죽을 벗기고 남은 살을 버리기 아까워 구워 먹던 것이 꼼장어 구이의 시작으로 전해진다.
사진 : 꼼장어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꼼장어


이후 부산 자갈치시장과 기장 지역을 중심으로 꼼장어 전문점이 생겨나며 대중적인 음식으로 퍼져나갔다. 매콤한 양념에 볶아 먹거나 짚불에 구워 먹는 방식이 개발되면서 특유의 쫄깃한 식감은 애주가들을 사로잡았다.

소고기 200배 비타민A가 알려지며 주목받았다

독특한 식감뿐만 아니라 영양학적 가치도 높다. 먹장어에는 단백질과 지방, 불포화지방산 등 다양한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성분은 비타민A다.
사진 : 꼼장어 / 생성형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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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장어의 비타민A 함량은 소고기의 약 200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A는 시각 기능 유지와 피부 및 점막 건강에 필수적인 영양소다. 다만 양념구이로 즐길 경우, 양념에 포함된 당분과 나트륨 함량도 고려해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미국 고속도로를 뒤덮은 그 생물의 정체였다

한국에서의 높은 인기 덕분에 국내 수요를 맞추기 위해 미국 등 해외에서 먹장어를 수입하기도 한다. 같은 생물을 두고 한쪽에서는 버리고, 다른 한쪽에서는 귀한 식재료로 수입하는 독특한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지난 2017년 미국 오리건주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사고는 이러한 상황을 잘 보여준다. 당시 한국으로 수출될 예정이던 살아있는 먹장어 수 톤을 실은 트럭이 전복되면서 도로 전체가 먹장어와 점액으로 뒤덮이는 소동이 벌어졌다.
사진 : 꼼장어 / 생성형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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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미국 현지에서 큰 화제가 됐고, 해외에서는 낯선 생물이 한국에서는 인기 있는 식재료로 유통된다는 사실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매콤한 양념에 버무려 상추에 싸 먹는 꼼장어는 이제 한국의 독특한 식문화를 상징하는 별미로 굳건히 자리 잡았다.

장해영 기자 jang99@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