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대 예약이라더니”... 1년 반 동안 5만대 팔린 ‘이 차’의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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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08 2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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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08 20 13:37
테슬라 사이버트럭, 100만 건 예약에도 실제 판매는 5만 2천대 불과… 트럭 본질 무시한 디자인·품질 문제가 원인
100만 대가 넘는 사전 예약으로 세상을 바꿀 것 같았던 테슬라 사이버트럭의 신화가 무너지고 있다. 2023년 11월 첫 인도를 시작한 지 1년 반이 지난 지금, 실제 총판매량은 고작 5만 2,000여 대에 그쳤다. 이는 단순한 판매 부진을 넘어, 시장의 목소리를 무시한 혁신이 어떻게 외면받는지를 보여주는 값비싼 교훈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트럭의 본질을 잊은 ‘디자인의 저주’
전문가들은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트럭으로서의 기능성을 완전히 무시한 디자인을 꼽는다. 사이버트럭의 삼각형으로 깎인 화물칸 측면은 부피가 큰 가구나 장비를 안정적으로 싣기 어렵게 만든다. 또한, 얼룩과 녹에 취약하고 수리조차 어려운 스테인리스 스틸 차체는, 험하게 다뤄져야 하는 ‘일꾼’으로서의 트럭과는 거리가 멀다. 포드 F-150 라이트닝과 같은 경쟁 전기 트럭들이 전통적인 트럭의 실용성을 유지한 것과 대조적이다.
깨져버린 신뢰, 8번의 리콜 사태
신뢰는 트럭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지만, 사이버트럭은 이 부분에서 최악의 평가를 받았다. 2019년 첫 공개 행사에서 깨지지 않는다던 방탄유리가 허무하게 깨졌던 사건은 시작에 불과했다. 출시 이후 1년여 만에 가속 페달이 끼이는 치명적인 결함을 포함해 무려 8차례의 리콜을 실시하며, 사이버트럭은 혁신의 아이콘이 아닌 품질 문제의 아이콘으로 전락했다.
80%의 충성도, 보수적인 시장을 무시한 대가
테슬라는 미국 픽업트럭 시장의 보수성을 간과했다. 포드, 쉐보레, 램 등 3대 브랜드에 대한 고객 충성도는 70~80%에 달한다. 이들에게 트럭은 수십 년간 검증된 신뢰의 상징이다. 이런 시장에 낯선 디자인과 검증되지 않은 내구성의 사이버트럭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애초에 거의 없었다.
결국 사이버트럭은 ‘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트럭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 ‘신뢰’와 ‘실용성’을 외면한 결과물이다. 100만이라는 허상의 예약 숫자는, 실제 트럭을 사용하는 단 1명의 소비자의 목소리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시장은 냉정하게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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