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발 독주 막아선 ‘국민 패밀리카’의 화려한 명성, 그 뒤에 숨겨진 5가지 체크포인트

아빠들의 ‘드림카’로 불리며 패밀리카 시장을 평정했던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가 매력적인 중고차로 돌아왔다. 신차급 옵션을 품고도 1,000만 원대부터 시작하는 가격표를 달자, 카니발의 대안을 찾던 실속파 아빠들의 마음이 다시 설레고 있다. 하지만 화려한 인기 뒤에는 반드시 살펴야 할 ‘체크포인트’가 숨어있다. 달콤한 가격에 현혹되기 전, 이것만큼은 꼭 확인하고 넘어가자.
현대차 1세대 팰리세이드 (출처=인터넷커뮤니티)

‘힘이냐, 효율이냐’ 파워트레인 속사정

팰리세이드 중고차 시장의 핵심은 단연 파워트레인이다. 2.2 디젤 모델은 넉넉한 토크와 리터당 12km를 넘나드는 준수한 연비로 인기가 높다. 하지만 2023년 9월, 배출가스 저감 장치(SCM) 관련 리콜이 있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구매하려는 차량의 정비 이력에 해당 리콜 조치가 완료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현대차 1세대 팰리세이드 익스클루시브 (출처=인터넷커뮤니티)
부드러운 주행 질감이 일품인 3.8 가솔린 모델은 정숙성을 무기로 내세운다. 그러나 일부 차량에서 엔진오일이 비정상적으로 소모된다는 보고가 있었다. 중고차 매물을 확인할 때 엔진오일 레벨 게이지를 직접 뽑아 양과 상태를 꼼꼼히 살피고, 판매자에게 오일 소모 이슈가 있었는지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는 용기가 필요하다.
현대차 1세대 팰리세이드 프레스티지 (출처=인터넷커뮤니티)

‘패밀리카의 숙명’ 승차감과 하체를 논하다

팰리세이드 오너들이 공통적으로 아쉬움을 토로하는 부분은 3열 승차감과 고속 주행 시 차체가 좌우로 흔들리는 ‘롤링 현상’이다. 이는 개인의 주행 성향에 따라 체감 차이가 크므로, 반드시 시승을 통해 직접 느껴봐야 한다.
더 뉴 팰리세이드 측정면 (출처=현대차)
더 중요한 점검 포인트는 상위 트림에 적용된 ‘후륜 셀프 레벨라이저’ 서스펜션이다. 탑승 인원이나 짐의 무게에 따라 차체 높이를 자동으로 맞춰주는 고급 사양이지만, 고장 나면 수리비 폭탄을 맞을 수 있다. 시동을 걸 때 차고 조절이 부드럽게 이뤄지는지, 주행 중 하체에서 ‘덜그럭’거리는 이상한 소음은 없는지 귀를 쫑긋 세워야 한다.

‘광활한 공간’의 명과 암

팰리세이드의 가장 큰 무기는 압도적인 실내 공간이다. 축간거리(휠베이스)가 2,900mm에 달해 2열과 3열의 거주성은 동급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하지만 이 넓은 공간에도 약점은 존재한다. 고속 주행 시 들려오는 풍절음(바람 소리)은 초기 모델 오너들의 단골 불만 사항이었다. 문짝의 고무 실링(웨더스트립)이 낡거나 손상되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시승 시 속도를 높여 직접 소음을 체크해보는 것이 현명하다.
더 뉴 팰리세이드 실내 디스플레이 (출처=현대차)
또한, 3열 시트를 모두 사용하면 트렁크 공간이 생각보다 협소하다는 점도 인지해야 한다. 유모차나 캠핑 장비 등 부피가 큰 짐을 자주 싣는다면,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공간인지 현실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인테리어 만족도를 높이고 싶다면 2020년형부터 추가된 고급 내장재의 ‘캘리그래피’ 트림을 눈여겨보는 것도 좋은 팁이다.

2018년 첫 출시 이후 시간이 흘러 감가가 충분히 이뤄진 1세대 팰리세이드는 ‘가성비 패밀리카’ 시장의 가장 확실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중고차 거래 플랫폼에서도 국산 SUV의 인기는 꾸준히 강세를 보이고 있어, 팰리세이드의 인기는 당분간 식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 팰리세이드 풀체인지 측정면 (출처=현대차)
다만, 앞서 언급한 파워트레인과 하체 컨디션, 그리고 고질적인 풍절음 등의 약점을 꼼꼼히 확인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 까다로운 관문을 통과한 ‘진짜배기’ 팰리세이드를 만난다면, 앞으로 몇 년간 가족 모두를 만족시키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