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현 전 사장 퇴임 이후 첫 공식 점검… 포티투닷 방문해 E2E 자율주행 직접 확인
업계 “테슬라 FSD와 기술 격차, 이번 시연으로 신뢰 회복해야”

자율주행 - 출처 : 현대자동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그룹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직접 점검하기 위해 나섰다. 정 회장은 조만간 자율주행 기술 개발의 핵심 기지인 포티투닷(42dot) 판교 사옥을 방문, 개발 현황을 보고받고 기술 시연을 확인할 예정이다. 이번 방문은 그룹의 자율주행 개발을 총괄해 온 송창현 전 포티투닷 사장이 물러난 이후 이뤄지는 최고경영진의 첫 공식 행보라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는 단순한 현장 점검을 넘어, 현대차그룹의 미래 자율주행 전략 방향을 재설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테슬라가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 기술을 국내에 선보이며 기술적 우위를 과시하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그룹 자율주행 전략의 시험대 오른 XP2



자율주행 - 출처 : 포티투닷


포티투닷은 오는 24일 정의선 회장과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 등 그룹 최고경영진을 대상으로 엔드투엔드(E2E) 기반의 자율주행 시험차량 ‘XP2’ 시연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미 그룹 주요 임원진을 상대로 한 사전 시연은 마친 상태로, 최종 점검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연의 성패는 향후 현대차그룹이 E2E 자율주행 기술을 핵심 노선으로 채택할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전망이다. 또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 전략 안에서 포티투닷의 역할과 위상, 자율주행 기술의 내재화 수준, 그리고 외부 기술 협력 확대 여부 등 굵직한 현안들이 함께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포티투닷이 내세운 E2E 기술의 실체



자율주행 - 출처 : 포티투닷


포티투닷이 개발 중인 E2E 자율주행 기술은 ‘아트리아 AI(Atria AI)’라는 이름의 딥러닝 모델이 핵심이다. 8개의 카메라와 1개의 레이더 센서가 수집한 정보를 단일 인공지능 모델이 통합적으로 처리해 인지, 예측, 계획, 제어까지의 전 과정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여러 단계로 나뉘었던 기존의 자율주행 기술과 달리, 인간의 뇌처럼 한 번에 판단하고 움직이는 것이 특징이다.

포티투닷은 지난해 10월 E2E 방식으로의 기술 전환을 마쳤으며, 내년 3월 SDV 적용 차량 완성을 목표로 기술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번 XP2 시연은 이 기술이 실제 복잡한 도심 주행 환경에서 어느 정도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했는지를 증명하는 무대가 될 것이다.

냉정한 시장의 시선 테슬라를 넘어야



자율주행 - 출처 : 현대자동차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아직 냉정하다. 송창현 전 사장이 지난 5년간 그룹의 자율주행 개발을 이끌었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할 만한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막대한 실제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빠르게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는 테슬라의 FSD와 비교되면서 기술 격차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한 자동차 업계 전문가는 “이번 XP2 시연은 단순히 기술적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실제 데이터를 얼마나 축적했고 AI 학습을 통해 어떻게 성능을 개선하고 있는지 구체적인 성과를 입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연 결과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전략은 물론, 포티투닷의 미래까지 결정될 수 있는 중대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