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부품 공유 넘어 자동차의 ‘뇌’까지 통합… 일본 자동차 산업 지각변동 예고



일본 자동차 산업의 오랜 라이벌, 닛산과 혼다가 손을 잡았다. 단순한 부품 공유를 넘어선 전례 없는 협력 소식에 업계가 주목한다.

두 회사의 동맹 배경에는 세 가지 핵심 키워드가 있다. 바로 ‘소프트웨어’, ‘개발비’, 그리고 ‘중국’이다.

이들의 협력이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일본 자동차 산업의 생존 전략으로 평가받는 상황이다.



자동차의 뇌와 신경까지 공유하는 이유



혼다와 닛산의 협력은 자동차의 핵심인 운영체제(OS) 공동 개발을 목표로 한다. 이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다.

차량의 두뇌 역할을 하는 전자제어장치(ECU)와 각종 부품까지 표준화한다.
이를 통해 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차 모두에 적용할 공통의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닛산의 기존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으며, 공동 ECU는 이르면 2029년부터 양산차에 탑재될 전망이다.

중국차 공세가 두 거인을 움직였다



이들의 갑작스러운 동맹 뒤에는 중국 자동차 업체의 거센 추격이 있다.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기술에서 중국은 이미 일본을 위협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대규모 내수시장과 통합 공급망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은 개발비와 원가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반면 독자 노선을 고집하던 일본차는 비용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최신 중국 전기차와 비교하면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내부의 위기감이 결국 두 라이벌을 한배에 태운 셈이다.

공동 개발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개발비와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내가 탈 미래의 닛산과 혼다 차량이 사실상 같은 소프트웨어로 구동될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공통 기술이 늘어날수록 브랜드 고유의 개성과 주행 감각이 희석될 수 있다. 또한, 시스템 오류 발생 시 두 브랜드의 여러 차종에 동시 다발적인 영향을 미칠 위험도 존재한다.

결국 이번 협력은 자존심을 내려놓고 생존을 택한 결단에 가깝다. 공동 운영체제가 일본 자동차 산업의 반격 카드가 될지, 혹은 개성을 잃는 자충수가 될지는 시간이 증명할 것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