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테슬라’ 샤오펑부터 BYD까지... 가격·기술로 무장한 공세 시작
미국·EU 관세 피해 한국으로... “성능만 입증되면 시장 판도 뒤바뀐다”

현대차 로고 / 사진=현대자동차


서유럽 시장에서 이미 한국차를 앞질렀다는 평가를 받는 중국 전기차가 국내 시장 공세를 본격화하고 있다. 저가형 모델부터 프리미엄급까지 전방위적인 라인업을 앞세워 현대차와 기아는 물론, 테슬라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위협하는 형국이다.

중국 5대 브랜드 한국 시장 총출동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것은 BYD다. 올해 10월까지 누적 판매량 3,791대를 기록하며 단숨에 수입 전기차 시장 4위에 올랐다. BMW(4,814대), 아우디(4,222대)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어 연말 5,000대 판매 돌파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중국 지리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 역시 국내 딜러사와 계약을 맺고 내년 1분기 수도권 전시장 오픈을 준비 중이다. 첫 모델로는 중형 SUV ‘7X’가 유력하며, 유럽 판매 가격은 최대 1억 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져 고급차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CS35 / 사진=창안


‘중국판 테슬라’로 불리는 샤오펑(XPeng)은 지난 6월 한국 법인을 설립하며 시장 진입 채비를 마쳤다. 자체 개발한 첨단 자율주행 시스템 ‘XNGP’를 무기로 테슬라의 ‘FSD’와 정면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첫 출시 차량으로는 중형 전기 세단 P7이나 중형 SUV G6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여기에 창안자동차와 둥펑자동차까지 가세하면 사실상 중국 5대 완성차 업체가 모두 한국 시장에 진출하게 돼, 국내 전기차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관세 피한 전략적 거점 한국을 노린다



업계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높은 관세 장벽을 피해 한국을 ‘전략적 테스트베드’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하고 시장 반응이 빠른 한국에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입증한 뒤, 이를 발판 삼아 일본과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하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P7 신형 / 사진=샤오펑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이미 배터리와 자율주행 기술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며 “초기에는 ‘중국차’라는 선입견 때문에 고전할 수 있지만, 뛰어난 가성비와 성능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 국내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왼)SEAL ,(가운데)ATTO3,(오)DOLPHIN /사진=BYD


중국 전기차 업체 지커 로고 / 사진=지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