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리세이드보다 크고 GV80보다 싸다? 국내 대형 SUV 시장 판도 뒤흔들 ‘역대급 신차’ 등장
픽업트럭 시에라로 대박 친 GMC, 이번엔 ‘이 차’로 한국 시장 정조준… 가격은 얼마?
국내 대형 SUV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현대차 팰리세이드가 사실상 독주 체제를 굳혀온 시장에 GM이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바로 프리미엄 픽업트럭 및 SUV 전문 브랜드 GMC의 준대형 SUV, ‘아카디아(Acadia)’다.
GMC는 앞서 풀사이즈 픽업트럭 ‘시에라’를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바 있다. 이번 아카디아 출시는 시에라의 성공을 발판 삼아 본격적으로 국내 SUV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GM의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국산과 수입 모델 사이의 애매한 경계를 절묘하게 파고드는 가격 포지셔닝이 주목받고 있다.
팰리세이드 압도하는 크기와 최첨단 실내
최근 환경부의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을 완료하며 국내 출시가 임박했음을 알린 아카디아는 준대형 SUV로 분류되지만, 실제 크기는 대형 SUV를 능가한다. 쉐보레 트래버스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형제 모델이지만, GMC 브랜드의 특성에 맞게 한층 고급스럽게 다듬어졌다.
차체 크기는 전장 5,179mm, 휠베이스 3,070mm에 달한다. 이는 국내 대표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전장 4,995mm, 휠베이스 2,900mm)는 물론, 제네시스 GV80(전장 4,940mm, 휠베이스 2,955mm)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큰 수준이다. 광활한 실내 공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확실한 강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내는 최신 디지털 트렌드를 적극 반영했다. 11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세로형 15인치 대형 터치스크린이 운전석을 감싸며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단순히 화면 크기만 키운 것이 아니라, 운전자의 시인성과 조작 편의성을 극대화한 설계라는 평가다.
파워트레인 역시 강력하다. 2.5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돼 최고출력 328마력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거대한 차체를 이끌기에 부족함이 없는 힘으로, 여유로운 주행 성능을 기대하게 한다.
가장 민감한 가격 GV80과 팰리세이드 사이
국내에 출시될 아카디아는 최상위 트림인 ‘드날리(Denali)’가 유력하다. 드날리는 GMC 브랜드 내에서도 고급 사양을 상징하는 트림으로, 전용 크롬 그릴과 22인치 대구경 휠 등이 적용돼 외관부터 차별화된 존재감을 뽐낸다.
실내에는 파노라마 선루프,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전동식 3열 시트 등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편의 사양이 대거 탑재될 예정이다. 여기에 GM의 자랑인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 ‘슈퍼크루즈’까지 더해져 상품성을 한껏 끌어올렸다.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가격이다. 북미 시장에서 아카디아 드날리 트림의 시작 가격은 약 5만 7천 달러(한화 약 7,800만 원)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출시 가격이 각종 인증 및 물류 비용 등을 고려해 8천만 원 중후반에서 9천만 원 초반대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팰리세이드 풀옵션 모델(약 6천만 원)보다는 비싸고, 제네시스 GV80의 시작 가격(약 7천만 원)과 경쟁하거나 소폭 높은 수준이다. ‘팰리세이드의 공간감은 만족스럽지만, 조금 더 고급스러운 수입 SUV를 원했던’ 소비자 혹은 ‘GV80은 가격이 부담스러웠던’ 소비자 모두를 공략할 수 있는 절묘한 가격대다.
아카디아의 등장은 단순히 선택지 하나가 늘어나는 것을 넘어, 국산차가 주도하던 국내 대형 SUV 시장의 경쟁 구도를 재편할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GMC가 시에라에 이어 아카디아로 또 한 번의 성공 신화를 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