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의 야심작 ‘필랑트’, 출시 두 달 만에 판매량이 절반으로 줄며 신차 효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체 판매량의 87%를 차지한 하이브리드 모델의 인기가 그나마 위안거리다.
따뜻한 5월의 봄기운이 무색하게 르노코리아의 4월 실적에는 찬바람이 불었다. 야심 차게 내놓은 신형 SUV ‘필랑트’의 신차 효과가 예상보다 빠르게 식어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출시 초기 뜨거웠던 관심이 왜 한 달 만에 반토막 난 것일까. 이는 단순히 일시적인 숨 고르기일까, 아니면 구조적인 문제의 시작일까.
르노코리아가 발표한 4월 판매 실적은 총 6,199대로, 내수 4,025대, 수출 2,174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내수는 23.4%, 수출은 58.0%나 감소한 수치다. 특히 지난 3월, 브랜드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던 필랑트의 판매량 급감이 뼈아프다.
‘쏘렌토 대항마’의 초라한 성적표
필랑트는 4월 한 달간 2,139대가 팔렸다. 여전히 르노코리아 내수 판매 1위 모델이지만, 지난 3월 기록한 4,920대와 비교하면 56.5%나 급감했다. 말 그대로 반토막이 난 셈이다. 이로 인해 3월 9천 대에 육박했던 르노코리아의 전체 판매량도 6천 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업계에서는 출시 직후 대기했던 계약 물량이 소진되면서 신차 효과가 빠르게 꺼진 것으로 분석한다. 경쟁 모델인 쏘렌토, 싼타페가 여전히 월 7~8천 대 이상 꾸준히 팔리는 것과 대조적이다. 필랑트가 경쟁이 치열한 중형 SUV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하기까지 험난한 과정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하이브리드만 팔린다 명확해진 쏠림 현상
그나마 위안거리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굳건한 인기다. 4월 르노코리아 내수 판매량 4,025대 중 하이브리드 E-Tech 모델은 3,527대로, 전체의 87.6%라는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필랑트는 판매된 2,139대 모두가 하이브리드 모델이었다.
함께 판매를 이끈 그랑 콜레오스(QM6) 역시 1,550대 중 1,337대가 하이브리드 모델일 정도로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고유가 시대에 연비 효율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선택이 하이브리드로 집중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르노 E-Tech 하이브리드의 기술력이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이기도 하다.
내수 부진에 수출까지 빨간불
문제는 내수뿐만 아니라 수출 시장에서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4월 수출은 2,174대로 전년 대비 58%나 줄었다. 그랑 콜레오스(수출명 뉴 르노 콜레오스) 894대, 아르카나(XM3) 260대가 선적되는 데 그쳤다. 부산공장에서 위탁 생산하는 폴스타4 수출 물량 1,020대를 제외하면 르노 브랜드 자체 수출 실적은 더욱 아쉬운 수준이다.
결국 르노코리아의 반등 열쇠는 필랑트가 쥐고 있다. 초반 열기를 안정적인 판매 흐름으로 전환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상품성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적극적인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통해 소비자들의 발길을 다시 돌릴 수 있을지, 5월 이후의 판매 실적이 르노코리아의 미래를 가늠할 중요한 잣대가 될 전망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