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빗썸, 1일 ‘트럼프 코인’ WLFI 및 스테이블코인 USD1 동시 거래지원… 코인원도 2일 합류
코인 상장 넘어 ‘정치 테마’ 논란까지…
1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국내 1, 2위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스테이블코인 USD1의 거래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WLFI 토큰 역시 같은 날 업비트와 빗썸에서 거래지원을 시작하며, 코인원에서도 2일 상장될 예정이다. 사실상 국내 3대 원화마켓 거래소에 하루 이틀 사이 모두 입성하는 파격적인 행보다.
‘트럼프의 코인’, 그 정체는?
‘트럼프 코인’이라는 별칭으로 더 유명한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I)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가족이 직접적으로 연관된 차세대 탈중앙화 금융(DeFi) 플랫폼을 표방한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도널드 트럼프가 ‘명예 공동창업자’로,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에릭 트럼프, 바론 트럼프가 ‘공동창업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이들은 전통 금융과 블록체인 기술 사이의 간극을 메우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지난해 프로젝트를 출범했다. WLFI는 해당 디파이 생태계에서 사용되는 유틸리티 토큰이며, 이미 지난달 바이낸스, 바이비트 등 글로벌 주요 거래소 선물 시장에 상장되며 시장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번 국내 거래소 동시 상장은 단순한 신규 코인 추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전직 미국 대통령이라는 강력한 인지도를 등에 업은 ‘정치 테마 코인’이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상륙했다는 신호탄이기 때문이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유명인의 이름을 건 프로젝트는 초기 강력한 팬덤을 기반으로 높은 관심을 끌지만, 프로젝트의 실체나 기술력과는 별개로 인지도의 등락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극심할 수 있다”라며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가격 안정성 내세운 스테이블코인 ‘USD1’
WLFI와 함께 상장되는 USD1은 ‘스테이블코인’이다. 스테이블코인이란,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달러와 같은 특정 법정화폐나 실물 자산의 가치에 연동(pegging)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를 말한다.극심한 가격 변동성 때문에 ‘화폐’로서의 기능보다 ‘자산’으로 취급받는 비트코인 등 일반 암호화폐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등장했다.
USD1은 미국 달러(USD)와 1대 1 비율로 가치가 고정된다. 월드리버티파이낸셜 측은 USD1의 가치를 담보하기 위해 단기 미국 국채, 미국 달러 예치금 및 기타 현금 등가물로 구성된 준비금을 100%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과거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했던 ‘지니어스법’의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당시 해당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시 1대 1 비율로 달러나 단기 국채를 보유하고, 매월 준비금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처럼 규제 친화적인 구조를 통해 안정성을 부각하며 기존 디파이 생태계의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주요 거래소들이 앞다투어 ‘트럼프 코인’을 상장하면서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프로젝트의 실질적인 가치와 기술력이 증명될지, 혹은 유명세에 기댄 단기적인 이슈로 그칠지 시장의 관심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