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라디오스타 출연해 전도연과 과거 촬영 일화 공개
호랑이 선배의 독설에도 굴하지 않은 ‘칸의 여왕’ 떡잎
배우 박근형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현재는 세계적인 배우가 된 전도연을 혹독하게 가르쳤던 신인 시절 일화를 공개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4일 방영된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는 ‘이 나이에 웬일이라니’ 특집으로 꾸며졌다. 이날 방송에는 연기 경력 60년이 넘는 대배우 박근형을 비롯해 송옥숙, 최현우, 아일릿 원희가 출연해 다채로운 입담을 뽐냈다. 특히 박근형은 과거 후배들을 향한 따끔한 충고로 유명했던 시절의 에피소드를 가감 없이 털어놨다.
오해 빚은 똥배우 발언의 진실
이날 박근형은 과거 방송가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던 이른바 ‘똥배우’ 발언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그는 과거 한 방송에서 언급했던 이 단어가 특정 후배를 비난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음을 분명히 했다.
박근형은 “꽤 오래전 일인데 방송에서 똥배우라고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나중에 후배 한 사람이 자기가 똥배우라며 나한테 욕을 먹었다고 하더라”며 난감했던 상황을 전했다. 이어 “사실 그 말은 내가 연극을 처음 시작할 때 연출 선생님이 나에게 ‘야 이 똥배우야, 그렇게 해서 배우가 되겠어?’라고 꾸짖었던 것을 인용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본인이 들었던 독설을 통해 연기에 대한 진중함을 강조하려던 것이 와전되어 후배를 저격한 것처럼 비쳤다는 것이다.
전도연과의 살벌했던 연기 수업
MC 김구라가 전도연과의 과거 호흡에 대해 묻자 박근형은 “전도연 씨는 보통 성질이 아니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두 사람은 1996년 방영된 KBS 드라마 ‘사랑할 때까지’에서 부녀 지간으로 출연하며 6개월간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당시 신인이었던 전도연의 연기에 대해 박근형은 냉철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딸 역할로 나와서 대사를 하는데 앵무새처럼 외운 대사를 그대로 읊더라. 우리말에는 끊고 맺는 장단이 있는데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같이 6개월 동안 촬영을 해야 하는데 내가 그걸 듣고 있자니 너무 괴로웠다”며 당시의 답답했던 심경을 토로했다.
박근형은 연습이 끝난 후 전도연을 따로 불러 “대사 다시 해봐라. 아까 대사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혹독하게 지적했다. 당시 촬영장 분위기가 얼어붙자 주변 선배들이 “애들 데리고 그만 좀 하셔라”며 만류할 정도였다고 한다.
눈물로 증명한 월드스타의 자질
하지만 전도연은 대선배의 호통에도 기죽지 않았다. 박근형은 “전도연 씨는 개의치 않고 울면서 덤볐다”며 “스스로 다시 해보고 본인이 속상해서 울면서도 계속 하더라”고 전했다. 단순한 반항이 아니라 연기에 대한 욕심과 오기로 끈질기게 매달렸다는 것이다.
그는 “그걸 6개월 동안 하는 것을 보고 속으로 ‘정말 대단한 아이구나’ 싶었다”며 전도연의 남다른 근성을 인정했다. 이어 “나중에 TV에서 맹활약하는 모습을 보니 역시 그런 끈질김이 있어야 대성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칸의 여왕으로 우뚝 선 전도연
박근형이 알아본 ‘떡잎’대로 전도연은 이후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로 성장했다. 2007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으로 제60회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이는 한국 배우 최초의 기록으로, 그녀의 연기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최근에도 전도연은 드라마 ‘일타 스캔들’,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등을 연이어 흥행시키며 로맨틱 코미디부터 액션까지 장르를 불문한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신인 시절 흘렸던 눈물과 끈기가 현재의 독보적인 위상을 만든 밑거름이 되었음을 이번 박근형의 회상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