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공채 탤런트 출신 배우 이경실, 어머니의 비극적 사고와 기이한 경험 끝에 결국 무속인의 길을 선택한 기구한 사연을 고백했다.
‘특종세상’에 출연해 이병헌·손현주와의 인연부터 명문대생 아들을 향한 애틋한 마음까지 모두 털어놨다.
한때 브라운관을 누비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배우가 돌연 무속인의 길을 걷게 된 사연이 공개돼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배우 이병헌, 손현주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KBS 14기 공채 탤런트 출신 이경실이 그 주인공이다.
그녀가 화려했던 배우의 삶을 뒤로하고 신의 길을 걷게 된 데에는 가슴 아픈 가족사와 이해할 수 없는 기이한 현상, 그리고 운명처럼 다가온 꿈이 있었다. 지난 12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은 그녀의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를 조명했다.
어머니의 비극적 사고와 씻을 수 없는 상처
이경실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린 것은 지난 2000년이었다. 당시 결혼한 형제들을 떠나보내고 막내딸로서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다. 비극은 그녀의 생일날 찾아왔다. 딸의 생일을 챙겨주기 위해 장을 보고 오시던 어머니가 횡단보도에서 버스에 치여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것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장소에서 넋을 기리는 ‘지노귀굿’을 할 때, 현장에 있던 다른 무속인들은 “막내딸 때문에 엄마가 이렇게 됐다”며 그녀에게 비수 같은 말을 던졌다. 죄책감과 충격에 휩싸인 이경실은 오피스텔에서 1년간 칩거하며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았다. 그녀에게 방송 활동은 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계속되는 기이한 현상, 연기와 뒤섞인 신의 목소리
1년의 칩거 끝에 어렵게 방송 활동에 복귀했지만, 그녀의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연기를 할 때마다 자신도 모르게 ‘공수’가 튀어나와 대사와 섞이는 일이 반복됐다. 이로 인해 잦은 NG를 냈고, 그녀 안의 내적 갈등은 극에 달했다.
배우로서의 삶과 신의 부름 사이에서 극심한 혼란을 겪던 그녀에게 결정적인 순간이 찾아왔다. 미국에서 세상을 떠난 대학교 친구가 꿈에 계속 나타나 거지처럼 밥을 먹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이경실은 이 꿈을 보고 ‘때가 됐다’고 직감하며 결국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
엄마 이경실의 눈물, 아들을 향한 걱정
놀랍게도 뮤지컬 배우 출신인 남편 김선동 역시 신내림을 받았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면서 두 사람 모두 무속인의 삶을 이어가기는 어렵다고 판단, 남편은 배우 활동으로 돌아가고 이경실이 신의 제자로 남았다.
이날 방송에서 이경실은 명문대에 재학 중인 아들의 근황을 전하며 자랑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이내 엄마로서의 깊은 걱정을 드러냈다. 그녀는 “아이들이 결혼할 때 상대방 집안에서 ‘어머니가 이런 일을 하셔서 좀 그렇다’는 말을 듣고 상처받을까 봐 그게 가장 걱정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에 아들은 “엄마가 원래 춤추는 걸 좋아했다는 걸 안다. 그래서 이런 길을 가셨어도 잘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며 어머니의 삶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겼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