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14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역대 박스오피스 순위를 갈아치우고 있다.

‘천만 감독’ 반열에 오른 장항준이 흥행 성공에 대한 의외의 심리적 부담감을 토로해 눈길을 끈다.

사진=MBC ‘손석희의 질문들4’ 캡처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14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며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모두가 축배를 들 때, 정작 메가폰을 잡은 장항준 감독은 마냥 웃지 못하는 속내를 털어놨다. 역대급 흥행이라는 빛 뒤에 가려진 그림자는 무엇일까. 엄청난 흥행 기록이 주는 무게감, 아내 김은희 작가의 조언, 그리고 동료 배우 유해진을 보며 느낀 감정 속에서 그 답을 엿볼 수 있다.

장 감독은 지난 18일 방송된 MBC ‘손석희의 질문들4’에 배우 유해진과 함께 출연해 영화의 흥행 뒷이야기를 전했다. 손석희 앵커가 1400만 돌파가 확실시되는 상황에 대한 심경을 묻자, 그는 의외의 답변을 내놓았다.

1400만, 점점 버거워지는 숫자



사진=MBC ‘손석희의 질문들4’ 캡처


장항준 감독은 “140만 명도 겨우 상상하는 판인데 1400만은 쉽지 않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현재 자신의 영화가 역대 한국 영화 흥행 5위, 외화를 포함하면 7위에 올라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500만이 넘으면 우리나라 영화 중 3위가 된다”고 구체적인 수치까지 읊어, 흥행 성적을 계속 의식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특히 그는 엄청난 흥행이 주는 심리적 압박감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수많은 흥행작을 경험한 배우 유해진이 보여주는 자중하는 태도를 보며 많은 것을 느낀다고 했다. 장 감독은 “나는 슬슬 유해진 씨가 말한 게 어떤 의미인지 알겠더라”며 “점점 더 버거워진다, 내 깜냥으로는”이라고 덧붙여 모두를 놀라게 했다.

아내 김은희 작가까지 나선 관리 감독



흥행 기록이 높아질수록 주변의 시선과 조언도 늘어났다. 언행에 대한 강박이 생기지 않느냐는 질문에 장항준 감독은 “무척 그렇다”고 즉시 인정했다. 그는 “요즘에는 아내 김은희 작가도 ‘어디 가서 말조심하고, 오빠 행동 하나하나도 사람들이 보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아내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저쪽에서는 투자 배급사에서 감시자들이 다섯 분 와 계신다”며 농담 섞인 말을 던지기도 했다. 많은 지인이 “이런 때일수록 말조심하라”는 이야기를 한다며, 성공이 가져다준 예상치 못한 무게감을 토로했다. 평소 유쾌하고 자유분방한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역대 6위 대기록, 다음 목표는 어디



한편,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18일 영화진흥위원회 집계 기준 누적 관객 수 1384만 6263명을 기록했다. 이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2’를 제치고 역대 박스오피스 통합 6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이제 ‘왕과 사는 남자’ 앞에는 ‘어벤져스: 엔드게임’(1393만), ‘국제시장’(1425만), ‘신과함께-죄와 벌’(1441만), ‘극한직업’(1626만), 그리고 부동의 1위 ‘명량’(1761만) 단 5편의 영화만이 남아있다. 장항준 감독이 심적 부담감을 딛고 한국 영화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수 있을지 영화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