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직후 글로벌 5위 기염… 한국선 9일 연속 1위 독주
박정민 1인 2역 노개런티 열연 통했다… ‘저예산의 기적’

영화 ‘휴민트’에 출연한 배우 박정민의 모습. NEW 제공


배우 박정민의 진심이 통했다. 총제작비 2억 원이라는 초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극장가를 넘어 전 세계 안방극장까지 점령하는 기염을 토했다. 연상호 감독이 연출하고 박정민이 주연을 맡은 영화 ‘얼굴’이 넷플릭스 공개와 동시에 글로벌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글로벌 5위 안착 한국서도 1위 독주



14일 넷플릭스 공식 순위 집계 사이트인 투둠(Tudum)에 따르면, 지난 5일 공개된 영화 ‘얼굴’은 1월 5일부터 11일까지 집계된 주간 차트에서 200만 시청 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했다. 이는 비영어 영화 부문 글로벌 5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대작 블록버스터들이 즐비한 OTT 시장에서 저예산 독립영화가 거둔 성과라 더욱 의미가 깊다.

영화 ‘얼굴’이 넷플릭스 글로벌 영화 비영어 부문 5위에 올랐다. 투둠 캡처


국내 반응은 폭발적이다. 공개 직후부터 14일 현재까지 9일 연속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영화’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극장 개봉 당시 10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을 훌쩍 넘긴 저력이 OTT 플랫폼에서도 유효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스터리와 사회 비판의 절묘한 조화



영화 ‘얼굴’은 시각장애를 가졌지만 전각 분야의 거장으로 추앙받는 임영규(권해효 분)와 그의 아들 임동환(박정민 분)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그린다. 40년 전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던 어머니(신현빈 분)의 백골 시신이 발견되면서, 아들 동환이 어머니의 죽음 뒤에 숨겨진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이 긴장감 넘치게 펼쳐진다.

‘제46회 청룡영화상’ 축하무대에 오른 배우 박정민(왼쪽)과 가수 화사. ‘제46회 청룡영화상’ 방송화면


연상호 감독은 특유의 사회 비판적 시선과 장르적 재미를 절묘하게 배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저예산 영화 특유의 거친 질감이 오히려 영화의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배가시킨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노개런티 박정민 1인 2역 파격 변신



이번 흥행의 일등 공신은 단연 박정민이다. 그는 시각장애인 아버지 임영규의 젊은 시절과 현재의 아들 임동환 역을 모두 소화하며 생애 첫 1인 2역에 도전했다. 시대와 배역을 오가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은 관객들의 몰입도를 최상으로 끌어올렸다.

무엇보다 박정민이 이 작품에 ‘노개런티’로 출연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는 시나리오와 작품의 취지에 깊이 공감해 출연료를 받지 않고 참여했으며, 이는 2억 원이라는 한정된 예산 안에서 영화가 완성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동력이 됐다. 상업 영화의 주연급 배우가 보여준 이러한 행보는 영화계 안팎에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

국민 전남친 신드롬 흥행 견인차



최근 박정민을 향한 대중의 관심이 최고조에 달한 점도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그는 지난해 말 열린 제46회 청룡영화상에서 가수 화사의 축하 무대 도중 화면에 잡힌 리얼한 표정으로 일명 ‘국민 전남친’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마치 헤어진 연인의 잘나가는 모습을 씁쓸하게 바라보는 듯한 표정이 네티즌들의 웃음 코드를 저격한 것이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 조회수 1400만 회를 돌파했고, 숏폼 콘텐츠 등으로 재생산되며 거대한 ‘밈(Meme)’ 현상을 일으켰다. 이러한 ‘박정민 앓이’는 자연스럽게 그의 출연작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넷플릭스에서의 흥행으로 연결됐다는 분석이다.

한편, 박정민은 류승완 감독의 차기작 ‘휴민트’를 통해 흥행 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오는 2월 설 연휴 개봉을 앞둔 이 작품에서 그는 블라디보스토크에 급파된 북한 보위성 조장 박건 역을 맡아 조인성, 박해준 등과 호흡을 맞춘다. ‘얼굴’로 입증된 박정민의 티켓 파워가 텐트폴 영화에서도 발휘될지 기대가 모인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