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세계 최초 레벨3 자율주행 번호판 발급… 사고 나면 제조사 책임
현대차는 2028년 목표, 6년이나 늦춰져… ‘안전’만 외치다 뒤처지나

웨이모 로보택시 / 사진=웨이모


세계 자율주행 기술 경쟁에서 중국이 한국을 크게 앞지르며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 정부가 세계 최초로 레벨3 자율주행차의 실제 도로 주행을 공식 허가하면서, 시험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상용화의 포문을 열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각종 규제와 안전성 검증 문제에 발목이 잡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미래차 시장의 주도권을 완전히 내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로 달리는 중국 레벨3 자율주행차



자율주행 테스트 중인 벤츠 / 사진=벤츠


지난 12월,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창안자동차의 SL03과 베이징자동차 산하 아크폭스 알파S 2개 차종에 대해 레벨3 자율주행 ‘제품 진입’을 공식 허가했다. 이는 해당 차량들이 정식 자동차 제품으로 인정받아 대량 생산과 판매, 번호판 등록까지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실제로 충칭시는 창안자동차에 중국 최초의 레벨3 자율주행 번호판인 ‘渝AD0001Z’를 발급했다. 이로써 중국에서는 운전자가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도로를 달리는 것이 현실이 됐다.

레벨3 자율주행은 ‘조건부 자동화’ 단계로, 특정 조건에서 운전자의 개입 없이 차량이 스스로 주행한다. 창안차 SL03은 고속도로에서 최대 시속 50km, 아크폭스 알파S는 최대 시속 80km까지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특히 주목할 점은 사고 발생 시 1차 책임을 제조사가 진다는 것이다. 이는 기술에 대한 자신감과 상용화를 향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6년이나 미뤄진 현대차의 꿈



중국 전기차 BYD / 사진=BYD


중국의 발 빠른 행보와 달리, 현대차그룹의 레벨3 자율주행 상용화 시계는 계속해서 뒤로 밀리고 있다. 당초 2022년 제네시스 G90에 고속도로 자율주행(HDP) 기술을 탑재할 계획이었으나, 현재 상용화 목표 시점은 2028년으로 6년이나 늦춰진 상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최근 “기술보다 안전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안전’을 명분으로 내세우다 자칫 기술 경쟁에서 완전히 뒤처질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과감한 결단과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미중 경쟁 속 한국의 발목 잡는 규제



자율주행 테스트 중인 현대차 / 사진=현대자동차


현재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은 사실상 미국과 중국이 양분하고 있다. 구글 웨이모가 주도하는 미국은 물론, 중국 역시 베이징과 우한 등 주요 도시에서 이미 레벨4 수준의 로보택시를 시범 운행 중이다. 화웨이, BYD, 샤오미 등 빅테크 기업들도 레벨3 승인을 기다리고 있어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더딘 속도 원인으로 각종 규제를 꼽는다. UN 규정에 따른 안전 기준과 개인정보보호법이 대표적인 걸림돌이다. 특히 주행 데이터 수집 시 영상 속 보행자 얼굴을 모두 모자이크 처리해야 하는 규정은 보행자 인식 정확도를 떨어뜨려 기술 개발을 저해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본 다이와증권은 중국의 레벨3 허가를 기점으로 2025년 중국 내 자율주행차 판매량이 27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 전문가는 “규제 완화와 기업의 신속한 의사결정이 없다면, 한국은 자율주행 분야에서 미·중에 종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