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협곡 가로지르는 보행교 너머엔 퇴계 이황이 사색하던 옛길이 이어진다.

미슐랭이 주목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봉화 선유교 / 사진=경북나드리
10분이면 건너는 120m 길이 다리와 반나절을 꼬박 걸어야 하는 9km 옛길. 전혀 어울리지 않을 듯한 두 여정이 한곳에 공존한다. 방문객들은 짧은 산책과 긴 탐험 사이에서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이곳이 특별한 주목을 받는 배경에는 ‘미슐랭 그린가이드’가 있다. 세계적인 여행 가이드가 낙동강 상류의 한적한 길에 별점을 부여한 것이다. 단순한 풍경 때문만은 아니었다.

다리 하나를 건넜을 뿐인데, 눈앞에 전혀 다른 선택지가 펼쳐지는 상황이다.
봉화 선유교 풍경 / 사진=경북나드리

10분 산책인 줄 알았는데 9km 옛길이 나타났다

봉화 선유교는 낙동강 상류의 깊은 협곡을 가로지르는 120m 길이의 보행 전용 다리다. 폭 2.5m의 출렁다리는 기암절벽 경관을 발아래 두고 건너는 아찔한 경험을 안겨준다.

하지만 이 다리의 진짜 매력은 다리 너머에 있다. 선유교는 퇴계 이황이 청량산을 오가며 사색하던 9km 옛길, ‘청량산 예던길’ 트레킹 코스와 곧바로 연결된다. 가벼운 마음으로 다리를 건넜다가 반나절짜리 트레킹 코스 입구에 서게 되는 셈이다.
봉화 선유교 모습 / 사진=경북나드리
온전히 완주하려면 상당한 체력이 필요하지만, 옛길을 따라 걸으며 선조들의 발자취를 더듬어보는 깊이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배후의 청량산은 1982년 경상북도립공원으로 지정될 만큼 깊은 역사와 자연을 품고 있다.

미슐랭이 주목한 것은 다리가 아니었다

사실 미슐랭 그린가이드가 별점을 부여한 대상은 선유교나 예던길이 아니다. 바로 선유교가 걸쳐 있는 국도 35호선 일대의 ‘드라이브 코스’다. 이 길은 국내 산책길 중 유일하게 미슐랭의 선택을 받았다.
봉화 선유교 예던길 / 사진=경북나드리


미슐랭에 등재된 경관 구간은 안동 도산서원에서 봉화를 거쳐 강원 태백 초입까지 무려 75km에 걸쳐 이어진다. 굽이진 도로를 따라 낙동강 물길과 웅장한 산세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선유교와 예던길은 이 거대한 그림의 일부인 것이다.

인근 범바위 전망대 일대는 2028년까지 경관 개선과 정비 사업이 예정되어 있어, 앞으로 이곳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봉화 선유교 안내판 / 사진=봉화선유교
선유교는 연중무휴 개방되지만, 다리 자체에는 주차 공간이 없어 방문 시 주의해야 한다. 청량산도립공원 내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며, 공원 내에는 청량산박물관 등 다른 볼거리도 함께 있다. 방문 전 기상 여건에 따른 입산 통제 여부를 봉화관광안내소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좋다.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