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km 주행 가능한 국산 신차 등장... 전기차 대항마로 급부상

국내 최초의 LPG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충전 스트레스 없는 친환경차, 기름값 걱정을 덜어줄 압도적인 경제성을 무기로 국내 자동차 시장의 판을 흔들 ‘게임 체인저’의 등장을 예고했다. 르노코리아가 대한LPG협회와 손잡고 세계 최초로 LPG 직분사(LPDi) 풀 하이브리드 모델 양산 개발에 돌입한 것이다.
르노코리아와 대한LPG협회 업무협약 체결 (출처=르노코리아)
르노코리아와 대한LPG협회 업무협약 체결 (출처=르노코리아)


전기차는 비싸고, 충전은 번거롭고… ‘현실 대안’의 등장

“전기차, 좋긴 한데 너무 비싸고 충전할 곳도 마땅찮아.”

많은 운전자가 공감하는 현실이다. 전기차로의 전환이 더딘 틈을 타 하이브리드차가 다시금 주목받는 지금, 르노코리아가 상상 이상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바로 가솔린보다 저렴한 LPG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만남이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 E-tech 정면(출처=르노코리아)
르노 그랑 콜레오스 E-tech 정면(출처=르노코리아)
이는 단순히 연료만 바꾼 것이 아니다. 지난 5일, 르노코리아와 대한LPG협회는 LPG 직분사(LPDi) 엔진 기반의 풀 하이브리드 양산차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이미 시제 차량으로 엄격한 북미의 초저배출가스차량(SULEV30) 기준을 통과하며 친환경성과 기술력을 입증했다.

F1 기술에 LPG를 더하다, ‘괴물 연비’의 비밀

이번 프로젝트의 심장은 F1 머신에서 영감을 얻은 르노의 E-Tech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클러치 없이 2개의 전기모터와 엔진을 매끄럽게 연결하는 이 독창적인 기술은 도심 주행의 최대 80%를 전기모드로 소화할 수 있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 E-tech 그릴 (출처=르노코리아)
르노 그랑 콜레오스 E-tech 그릴 (출처=르노코리아)


여기에 기존 LPG 엔진의 단점으로 꼽히던 겨울철 시동 불량과 출력 부족 문제를 완벽히 해결한 4세대 LPDi 엔진이 힘을 보탠다. 액체 상태의 LPG를 실린더에 직접 쏘아주는 이 엔진은 효율과 출력을 모두 잡았다.

이미 르노그룹 산하 다치아 브랜드가 LPG와 가솔린을 함께 쓰는 바이퓨얼 모델로 1,500km 주행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바 있어, 이번 신형 LPG 하이브리드 역시 이에 버금가는 주행 거리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 E-tech 실내 디스플레이 (출처=르노코리아)
르노 그랑 콜레오스 E-tech 실내 디스플레이 (출처=르노코리아)

쏘렌토·싼타페 비켜! ‘오로라’가 온다

업계에서는 이 혁신적인 심장이 르노코리아가 사활을 걸고 준비 중인 차세대 중형 SUV, 이른바 ‘오로라 프로젝트’의 첫 주자 ‘그랑 콜레오스’에 탑재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이 예측이 현실화된다면, 쏘렌토와 싼타페 하이브리드가 양분하고 있는 중형 SUV 시장은 거대한 지각변동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현재 휘발유 가격의 60% 수준인 LPG 연료와 최강의 하이브리드 기술이 만났을 때 터져 나올 ‘궁극의 가성비’는 그 어떤 경쟁 모델도 따라오기 힘든 독보적인 무기이기 때문이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 E-tech 실내 (출처=르노코리아)
르노 그랑 콜레오스 E-tech 실내 (출처=르노코리아)
과거 SM5와 QM6로 LPG 시장을 호령했던 르노코리아가 ‘LPG 명가’의 자존심을 되찾으려는 회심의 한 수인 셈이다. 전기차 시대의 문턱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경제적인 대안을 들고나온 르노코리아의 대담한 도전이 국내 자동차 시장에 어떤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지 흥미진진하게 지켜볼 일이다.

동치승 기자 don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