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스타 4 vs 아이오닉5 N vs 모델Y... 실구매가부터 보험료까지 심층 해부
7천만 원대 ‘고성능 삼국지’, 최후의 승자는 누구인가
자동차 기자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있다. “그래서 뭐 사면 돼?” 과거엔 대답이 쉬웠다. 하지만 전기차 시대, 특히 고성능 모델로 넘어오면 머리가 복잡해진다. 1억 원이 훌쩍 넘던 고성능 전기차의 진입 장벽이 무너졌기 때문이다.지금 시장은 폴스타 4, 현대 아이오닉5 N, 테슬라 모델Y 퍼포먼스가 7천만 원대라는 링 위에서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20년 차 기자의 시선으로 이들의 ‘계급장’을 떼고 실력을 검증해봤다.
폴스타4 측정면 (출처=폴스타)
실구매가 전쟁: 국산차가 더 비싼 아이러니
가장 먼저 짚어야 할 건 가격이다. 흥미롭게도 ‘국산차=저렴하다’는 공식이 깨졌다.현대 아이오닉5 N의 기본가는 7,600만 원. 옵션 몇 개를 더하면 8천만 원을 우습게 넘긴다. 국산차 특유의 풍부한 보조금을 받아도 초기 비용이 가장 높다. 반면 폴스타 4 롱레인지 듀얼모터는 7,190만 원, 테슬라 모델Y 퍼포먼스는 약 7,200만 원 선이다.
테슬라 모델 Y 주니퍼 측정면 (출처=테슬라)
특히 폴스타 4는 서울시 기준 보조금을 적용하면 실구매가가 7천만 원 초반대로 떨어진다. 1억 5천만 원대 포르쉐 타이칸 4S와 맞먹는 544마력의 출력을 이 가격에 내놓았다는 건, 사실상 마진을 포기하고 시장을 잡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주행 본능: 서킷의 야수 vs 도로의 신사
셋 다 제로백(0→100km/h) 3초대의 괴물들이다. 하지만 달리는 ‘결’이 다르다.아이오닉5 N은 말 그대로 ‘야수’다. 가상 변속 충격까지 구현해 운전자를 흥분시킨다. 서킷을 즐긴다면 대안이 없다. 하지만 가족을 태우고 다니기엔 승차감이 너무 단단하고 거칠다. 테슬라 모델Y는 강력하지만, 특유의 딱딱한 서스펜션과 미니멀한 실내가 호불호를 가른다. ‘빠른 전자제품’에 가깝다.
현대 아이오닉 5 N DK 에디션 (출처=현대차)
유지비의 덫: 보험료 고지서를 조심하라
차값만 보고 덜컥 계약했다간 매년 날아오는 보험료 고지서에 뒷목을 잡을 수 있다. 여기서 승부가 갈린다.아이오닉5 N은 고성능 스포츠카 요율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일반 모델 대비 보험료가 1.5배에서 2배까지 뛴다. 30대 운전자라면 자차 포함 200~300만 원을 각오해야 한다.
아이오닉5 N(사진제공=현대차그룹)
기자의 선택: 밸런스의 미학
세 모델 모두 훌륭하다. 하지만 내 돈을 주고 산다면? 기자의 선택은 폴스타 4다.이유는 명확하다. 1억 원대 퍼포먼스를 6~7천만 원대에 누릴 수 있는 ‘압도적 가성비’, 티맵(TMAP) 등 국내 최적화된 편의성, 그리고 무엇보다 가족들에게 욕먹지 않을 승차감과 쿠페형 디자인의 ‘하차감’ 때문이다.
폴스타 4 측정면 (출처=폴스타)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