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최대 마약왕 ‘엘 멘초’ 사살
CJNG 수장 제거에 보복 폭력 확산
도로 봉쇄·항공편 중단까지, 멕시코 전역 긴장 고조
멕시코 최대 마약 카르텔의 수장 ‘엘 멘초’가 군사작전 끝에 사망했다. 멕시코 정부가 수년간 추적해온 핵심 인물을 제거하며 큰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동시에 보복성 폭력과 치안 불안이 확산하며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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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정부는 22일(현지시간) 서부 할리스코주 타팔파에서 진행한 군사작전 과정에서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 수장 네메시오 오세게라 세르반테스(일명 엘 멘초)를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군과 교전 중 부상을 입은 뒤 멕시코시티로 이송되던 중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엘 멘초는 멕시코와 미국 양국에서 지명 수배된 인물로, 미국은 그의 체포로 이어지는 정보에 최대 15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어 왔다. 2009년 조직된 CJNG는 코카인, 펜타닐, 메스암페타민 등 마약을 대규모로 밀반입하며 멕시코에서 가장 폭력적인 조직 중 하나로 성장했다. 미국은 최근 CJNG를 외국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며 압박 수위를 높여 왔다.
이번 작전은 멕시코 군 정보당국과 미국 측의 보완 정보 지원 속에 이뤄졌으며, 작전 과정에서 카르텔 조직원 다수가 사망하거나 체포됐다. 로켓 발사기 등 중화기가 압수됐고 군인 3명도 부상을 입는 등 치열한 교전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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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할리스코주와 인근 지역에서는 즉각적인 보복성 폭력이 발생했다. 무장 괴한들이 차량과 트럭에 불을 지르고 주요 도로를 봉쇄하면서 교통이 마비됐고, 일부 지역에서는 공항 이용객들이 혼란 속에 대피하는 모습이 소셜미디어에 확산됐다.
할리스코 주정부는 휴교령을 내리고 대중교통 운행을 중단했으며 주민들에게 외출 자제를 권고했다. 미국과 캐나다 당국도 자국민에게 안전한 장소에 머물 것을 당부했다. 유나이티드·사우스웨스트·알래스카 항공, 에어캐나다 등 일부 항공사는 푸에르토 바야르타와 과달라하라 노선 운항을 조정하거나 중단했다.
이번 사태는 관광과 스포츠 일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할리스코주는 2026 북중미 월드컵 개최지 중 하나로, 한국 축구대표팀이 조별리그 경기를 치를 예정인 지역이기도 하다. 치안 불안이 커지면서 향후 안전 대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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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킹핀 전략’ 성과와 우려…멕시코 치안 시험대
엘 멘초 사살은 멕시코 정부 입장에서는 상징적 성과로 평가된다. 특히 펜타닐 유입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의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양국 공조의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측 인사들은 이번 작전을 “멕시코와 미국, 라틴아메리카에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카르텔 수장을 제거하는 ‘킹핀 전략’이 장기적으로 폭력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조직 내부 권력 다툼이나 분열이 새로운 충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작전 직후 차량 방화와 도로 봉쇄가 이어지면서 치안 불안이 빠르게 확산했다.
전문가들은 CJNG가 지역 경제와 사회에 깊게 뿌리내린 조직인 만큼, 수장 제거만으로 상황이 안정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멕시코 정부는 각 주와 공조 체계를 강화하며 추가 충돌을 막겠다는 입장이지만, 잔존 세력의 대응과 보복 가능성이 남아 있어 긴장 상태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