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가 야심차게 준비하던 718 전기차 모델 출시가 불투명해졌다.
예상 밖의 시장 반응과 기술적 난관에 부딪히며 프로젝트 전면 재검토 소식까지.
718 전기차 프로토타입 - 출처 : 포르쉐
포르쉐의 엔트리급 스포츠카 718의 차세대 모델 개발 계획에 적신호가 켜졌다. 당초 완전 전기차(BEV)로의 전환을 예고했지만,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와 스포츠카 시장의 냉담한 반응이라는 암초를 만나 사업성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기존 가솔린 엔진을 얹은 포르쉐 718 박스터와 카이맨(코드명 982)은 이미 생산이 종료된 상태다. 포르쉐는 이 공백을 2025년 말 출시될 전기 718로 메울 계획이었고, 2021년 공개한 ‘미션 R 콘셉트’를 통해 그 미래를 암시한 바 있다.
걷잡을 수 없는 출시 연기와 기술적 난관
718 - 출처 : 포르쉐
하지만 계획은 순탄치 않았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배터리 패키징, 공급망 문제 등 기술적 난관이 겹치면서 전기 718 개발은 당초 일정을 맞추기 어렵게 됐다. 결국 출시 목표 시점은 2027년 이후로 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 718은 기존 내연기관 모델의 미드십 주행 감각을 전기차에서도 구현하기 위해, 운전석 뒤편에 배터리 팩을 수직으로 배치하는 독자적인 플랫폼을 사용한다. 문제는 이 플랫폼 구조상 내연기관이나 하이브리드 버전을 함께 만드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이다. 사실상 플랫폼을 새로 개발해야 하는 셈인데, 엔트리 모델인 718에 두 개의 플랫폼을 투입하는 전략은 수익성 측면에서 타당성을 얻기 어렵다.
판매 부진 속 커지는 비용 압박과 백지화 가능성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포르쉐의 글로벌 판매량과 수익은 최근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블룸버그 등 외신은 포르쉐의 신임 CEO가 비용 절감을 위해 신형 718 프로젝트 자체, 혹은 전기차 버전만이라도 폐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미 전기 718 개발에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됐다. 하지만 실제 양산에 돌입하면 딜러 교육, 서비스 인프라 구축, 마케팅 등 천문학적인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불확실한 수요를 보고 추가 투자를 감행하는 것이 오히려 재무적 부담만 키울 수 있다는 내부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포르쉐는 이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718 - 출처 : 포르쉐
정체성의 기로에 선 718의 미래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전기차 전환을 잠정 보류하고 내연기관 718을 유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점점 강화되는 유럽연합(EU)의 환경 규제라는 거대한 장벽에 부딪힌다. 하이브리드화 역시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무게 증가와 가격 상승은 ‘가볍고 순수한 스포츠카’를 지향하는 718의 정체성과 충돌한다는 딜레마가 있다.
결국 신형 718의 향방은 단순히 한 차종의 운명을 넘어, 포르쉐 그룹 전체의 전기 스포츠카 전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포르쉐 718은 지금, 브랜드의 미래 전동화 전략과 고유의 정체성 사이에서 가장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718 - 출처 : 포르쉐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