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모델이라 얕보면 안 되는 이유, 800V 시스템과 45인치 디스플레이 탑재
중국 지리자동차 갤럭시 E8, 3천만 원대 가격으로 국내 전기차 시장 판도 바꿀까

갤럭시 E8 실내 / 지리자동차
갤럭시 E8 실내 / 지리자동차


전기차 보조금은 해마다 줄고, 신차 가격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소비자들은 더 이상 브랜드 로고만 보고 지갑을 열지 않는다. 실용성과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대안을 찾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이런 흐름 속에서 2년 전 출시된 한 중국 전기차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바로 지리자동차의 ‘갤럭시 E8’이다. 출시 당시에도 파격적인 사양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지금 기준으로 봐도 그 경쟁력은 여전히 날카롭다.

볼보와 기술 공유하는 SEA 플랫폼



갤럭시 E8 / 지리자동차
갤럭시 E8 / 지리자동차


갤럭시 E8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뼈대다. 지리그룹의 전기차 전용 SEA(Sustainable Experience Architecture)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이 플랫폼은 볼보 EX30, 폴스타 4 등 우리에게도 익숙한 프리미엄 브랜드와 공유하는 기술 자산이다.

차체 크기는 전장 5,010mm로, 국산 준대형 세단인 그랜저(5,035mm)와 비슷한 수준이다. 거대한 차체에도 불구하고 공기저항계수는 0.199Cd에 불과하다. 이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주행 효율까지 치밀하게 계산한 결과물로, ‘값싼 중국차’라는 낡은 편견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기술적 배경이 담겨있다.

성능과 충전 두 마리 토끼 잡았다



핵심 기술 사양 역시 예사롭지 않다. 갤럭시 E8은 800V 고전압 시스템을 채택했다. 덕분에 단 5분 충전으로 약 180km를 주행할 수 있는 급속 충전 성능을 자랑한다. 바쁜 현대인에게 충전 시간은 곧 경쟁력이다.

달리기 성능도 강력하다. 고성능 모델의 경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3.49초다.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이 수치는 여전히 고성능 전기차의 영역에 속한다. 최신 프리미엄 전기 세단과 비교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구성이다.



갤럭시 E8 / 지리자동차
갤럭시 E8 / 지리자동차


실내를 압도하는 45인치 스크린



실내에 들어서면 압도적인 크기의 디스플레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대시보드를 가득 채운 45인치 8K 스크린은 이 차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상징과도 같다. 단순한 정보 표시를 넘어선 인포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 거대한 화면을 구동하는 두뇌는 퀄컴의 최신 칩셋인 ‘스냅드래곤 8295’다. 이를 통해 고사양 게임이나 영상 스트리밍을 끊김 없이 즐길 수 있다.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바퀴 달린 스마트 기기’로 진화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읽어낸 것이다.

3천만 원대 가격이 던지는 메시지



갤럭시 E8 / 지리자동차
갤럭시 E8 / 지리자동차


가장 놀라운 부분은 가격이다. 갤럭시 E8의 중국 현지 시작 가격은 17만 5,800위안, 우리 돈으로 약 3,200만 원 수준이다. 국내에서 소형 SUV를 구매할 예산으로 5미터가 넘는 준대형 전기 세단을 소유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단순한 저가 공세가 아니다. 원가 관리 능력과 대량 생산이 만들어낸 효율의 결과물로 해석된다. 높은 사양과 낮은 가격 장벽을 앞세운 전략은 기존 자동차 제조사들의 가격 정책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2026년으로 점쳐지는 지리자동차의 한국 시장 진출이 현실화된다면, 갤럭시 E8은 국내 전기차 시장의 ‘메기’ 역할을 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갤럭시 E8 실내 / 지리자동차
갤럭시 E8 실내 / 지리자동차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