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이후 10년간 이어져 온 독일차 독주 시대의 종언. 르노 세닉 E-테크가 올해의 수입차로 선정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87kWh 대용량 배터리와 독보적인 안전 기술로 무장한 상품성이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로 꼽힌다.

세닉 E-테크 실내 / 르노코리아
세닉 E-테크 실내 / 르노코리아


국내 수입차 시장에 지각변동이 감지된다. 매년 당연하게 여겨졌던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독주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그 중심에는 르노코리아의 중형 전기 SUV ‘세닉 E-테크’가 있다. 이 차량이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주요 자동차 시상식에서 연이어 상을 받으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세닉 E-테크는 한국자동차기자협회(KAJA)가 주관한 ‘2026 대한민국 올해의 차’에서 ‘올해의 수입차’ 부문을 차지했다. 이는 탄탄한 상품성과 주행 성능, 그리고 안전성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를 고루 인정받은 결과다. 과연 어떤 매력이 10년간 굳건했던 ‘독일차의 벽’을 허물었을까.

10년 만에 깨진 독일차 불패 신화



세닉 E-테크 / 르노코리아
세닉 E-테크 / 르노코리아


이번 ‘올해의 수입차’ 수상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해당 부문이 2016년 신설된 이후, 단 한 번의 예외도 없이 벤츠, BMW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가 왕좌를 지켜왔기 때문이다. 르노는 비독일계 브랜드로는 최초로 이 타이틀을 거머쥐며 10년간의 고정 구도에 균열을 냈다.

이는 단순히 한 차종의 성과를 떠나, 국내 수입차 시장의 소비 트렌드 변화를 암시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브랜드 인지도나 명성보다는 차량 본연의 가치와 상품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우연이 아닌 2년 연속 쾌거



세닉 E-테크 / 르노코리아
세닉 E-테크 / 르노코리아


르노코리아의 최근 행보를 살펴보면 이번 결과가 결코 우연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지난해에는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가 ‘올해의 SUV’에 선정되며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그리고 올해 세닉 E-테크가 ‘올해의 수입차’ 바통을 이어받으며 2년 연속 주요 부문 수상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국내 생산 모델과 프랑스에서 들여온 수입 전기차가 연달아 각 부문에서 최고로 인정받았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특정 차종의 인기에 기댄 것이 아닌, 브랜드 전반의 경쟁력이 한 단계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성능과 안전 두 마리 토끼를 잡다



세닉 E-테크 / 르노코리아
세닉 E-테크 / 르노코리아


세닉 E-테크의 상품성 핵심은 단연 배터리와 주행거리다. 국내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의 87kWh 대용량 NCM 배터리를 탑재해, 산업통상자원부 인증 기준 1회 충전 시 최대 460km를 주행할 수 있다. 이는 일상적인 도심 주행은 물론 주말 장거리 여행까지 충분히 소화 가능한 수준이다.

안전성 강화에도 공을 들였다. 프랑스 소방당국과 공동 개발한 배터리 화재 대응 특허 기술 ‘파이어맨 액세스’가 대표적이다. 사고 발생 시 구조대원이 차량 하부의 전용 개구부를 통해 배터리팩에 직접 물을 주입, 화재를 신속하게 진압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성능과 안전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모두 충족시킨 점이 수상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프랑스 감성에 한국 기술의 조화



세닉 E-테크 실내 / 르노코리아
세닉 E-테크 실내 / 르노코리아


르노코리아는 2024년 사명과 로고를 변경하며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born in France, made in Korea’라는 슬로건 아래, 프랑스 본사의 기술력과 감성이 담긴 모델을 국내 시장 상황에 맞게 선보이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부산공장을 중심으로 한 국내 생산 모델과 경쟁력 있는 수입 모델을 병행하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중이다. 세닉 E-테크의 2관왕 달성은 이러한 브랜드 전략이 국내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지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로 남게 됐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