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 장난이 현실로. 590마력 심장을 얹고 뉘르부르크링 서킷에 등장한 BMW 고성능 왜건의 탄생 비화
M4 GT3 EVO 플랫폼 공유, SPX 클래스 출전… 모터스포츠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
BMW M3 투어링 24H / 사진=BMW M
지난해 만우절, BMW가 던진 농담 하나가 자동차 업계를 뒤흔들었다.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줄 알았던 왜건 레이스카 콘셉트가 팬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등에 업고 실제 서킷 위에 등장한 것이다. 팬들의 열광이 어떻게 현실이 되었는지, 590마력 심장을 품은 이 특별한 왜건은 어떤 기술력을 담았는지, 그리고 이것이 모터스포츠 역사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짚어본다. 과연 이 왜건은 30여 년 전 볼보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160만 팬들이 만들어낸 기적
모든 것의 시작은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한 장의 사진이었다. BMW M3 투어링을 기반으로 한 레이스카 콘셉트 이미지는 순식간에 퍼져나가며 16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팬들은 ‘제발 만들어달라’며 뜨거운 반응을 쏟아냈고, BMW는 이례적으로 팬들의 목소리에 응답했다.
BMW M3 투어링 24H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장난처럼 시작된 아이디어는 불과 8개월 만에 ‘BMW M3 투어링 24H’라는 이름의 실제 레이스카로 탄생했다. 이는 단순한 이벤트용 차량 제작을 넘어, 팬들의 순수한 열정이 브랜드의 공식 프로젝트를 이끌어낸 매우 드문 사례로 기록됐다.
590마력 심장을 품은 왜건 레이스카
M3 투어링 24H의 핵심은 검증된 성능이다. 이 차량은 BMW의 대표적인 경주차인 M4 GT3 EVO와 동일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심장부에는 590마력의 최고 출력과 700Nm의 최대 토크를 뿜어내는 3.0리터 직렬 6기통 P58 레이싱 전용 엔진이 탑재됐다.
BMW M3 투어링 24H / 사진=BMW Group PressClub
강력한 엔진의 힘은 X-trac 6단 시퀀셜 변속기를 통해 오롯이 뒷바퀴로 전달된다. 차체는 M3 투어링의 실용적인 왜건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레이스에 최적화된 공력 파츠를 더했다. 이로 인해 M4 GT3 EVO보다 전장은 200mm 길어졌고, 거대한 리어 윙을 포함한 전고 역시 32mm 높아졌다. 실용성과 극단적 성능의 독특한 조합이 완성된 것이다.
녹색 지옥 뉘르부르크링에 서다
M3 투어링 24H의 데뷔 무대는 모터스포츠의 성지로 불리는 뉘르부르크링이다. 지난 3월 21일 열린 뉘르부르크링 내구 레이스(NLS) 2라운드에서 공식적인 첫 주행을 마쳤으며, 오는 5월에 열리는 ‘뉘르부르크링 24시간’ 본선 무대를 정조준하고 있다.
이 차량은 최상위 클래스인 SP9(GT3)가 아닌, 다양한 실험적 차량이 경쟁하는 SPX 클래스에 출전한다. 이는 아직 양산 기반이 없는 프로토타입 차량의 성격을 고려한 결정이다. BMW M 팀 소속 워크스 드라이버 4명이 번갈아 운전대를 잡으며, 올해 공식 파트너인 요코하마의 레이스 타이어를 장착해 최고의 성적에 도전한다.
안드레아스 루스 BMW M 모터스포츠 총괄은 “팬들의 열정이 실제 개발로 이어진 전례 없는 프로젝트”라며 “뉘르부르크링이라는 상징적인 무대에서 팬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안겨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1990년대 볼보 850 왜건이 투어링카 레이스에서 돌풍을 일으킨 이후 자취를 감췄던 왜건 레이스카의 화려한 부활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